「노-김영삼 밀약설」에 평민서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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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재공천쪽에 마음 둬>
○…영등포 을구 재선거에 김명섭 전 의원 재공천쪽으로 마음이 쏠리고 있는 민정당 지도부는 결정 시한을 하루 앞두고 당내외의 여론 탐색에 골몰.
특히 재선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서울시 지구당 위원장들은 1일 저녁 모임을 갖고 열띤 논쟁을 벌였는데 김 전의원에 대한 동정론이 우세.
한 참석자는 2일 오전 모임결과를 전하면서 『재선거에 대한 책임은 사실 선관위도 져야 하는데 지역선관위장도 그대로 있으니 김 전의원도 그대로 다시 나가야 한다는 새로운 논리도 등장했다』고 소개.
민정당은 일단 재공천하면 언론을 비롯,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을 것을 각오하고 있는데 「시간이 약」이라는 판단에 따라 재선거 시기를 8월로 늦추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 전직부총리·전직장관 등 대타도 물색 중.

<"국민이 용납 안 할 것">
○…평민당은 노태우-김영삼 밀약설에 대해 공식적인 「우려」를 표시하고 정부·여당과 민주당에 대해 비난 공세를 시작.
이상수 대변인은 2일 『노-김영삼 회담에 대한 여러 가지 후문에 우려를 안 할 수 없다』며 『5공 핵심처리라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약속이 여당과의 타협에 의해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민이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
그는 『「짐·라이트」 미국 하원의장이나 「다케시타」일본 수상도 약간의 금전적 문제로 공직을 떠났는데 수많은 인명이 살상된 광주문제를 놓고 공직사퇴를 거부할 수 있느냐』며 『여당이 국회 고발을 할 정도로 범죄 사실을 인정한다면 왜 국회로 미루는지 모르겠다』고 반문.
문동환 수석부총재도 『평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혼자서라도 지킬 수밖에 없다는 결의를 하고 있다』며 『다른 야당들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

<계속 끌고 있을 순 없다>
○…민주당은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5공 핵심처리에 대한 당론은 불변』임을 확인했으나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자세.
김동영 총재직무대행은 『현재까지 당론 변경은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핵심처리는 물꼬를 터야 하며 이 문제를 내년·후년까지 계속 끌고 있을 순 없다』고 여운.
한 핵심당직자는 이와 관련, 『총재가 노대통령의 제의를 새로운 제안이라고 표현한 것은 긍정적 검토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하며 『김영삼 총재의 방소 후 두 번째 영수회담에선 더 진전된 입장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

<특위위증 고발은 상식>
○…공화당은 청와대 영수회담 뒤 김영삼 총재가 5공 핵심인사의 국회고발처리를 긍정 검토한다고 한데 대해 입장 표명을 유보.
2일 김용채 총무는 『자연인을 거론치 않되 광주문제는 군정과 군령상의 지휘 계통에 있었던 사람을 대상으로 여야간 합의해야한다는 것이 우리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발표.
김총무는 특위고발처리에 대해선 『특위에서 위증이나 위법사항이 드러나는 대로 고발하는 것은 상식이며 전혀 새로운 얘기가 못 된다』고 해 이 방식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민주당의 공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어 가는 듯한 분위기는 탐탁지 않은 눈치.

<특정인 임용만 고집>
○…공석중인 국회입법 사무차장의 인선을 놓고 야당출신의 노승환·김재광 부의장이 특정인의 임용을 요구하며 제동을 거는 바람에 입법차장의 인선이 6개월째 미루어지고 있어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불만이 비등.
노·김 두 부의장은 작년 12월17일 당시 박상문 입법차장이 사무총장으로 승진된 후 80년 해직공무원이자 구 공화당 고위간부의 동생인 김모씨를 천거해 내부승진을 주장한 김재순 의장과 마찰을 빚어왔다는 것.
때문에 내부승진이 될 경우 인사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던 국회사무처 직원들은 『노·김 부의장이 숙정대상으로 해직됐던 사람을 부득불 우기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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