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건 대북대표 방한…모든 질문에 “노코멘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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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오후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측과의 협상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오후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측과의 협상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측과의 협상을 위해 3일 한국을 방문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한 항공기를 타고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북측과 언제 만나느냐’, ‘서울에서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는 등의 질문에 “노코멘트”라고만 답했다.

비건 대표는 4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우리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협상 전략을 조율한 뒤 이르면 같은 날 오후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와 판문점에서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실무협상을 통해 북미는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합의 문서에 담길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 영변 등에 있는 핵시설 폐기에 따라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가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해체를 약속했다며, 상응 조치에 대해 실무협상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같은 날 한미 모두 영변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이를 폐기하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한다며 미국도 이에 상응해 “상당한 조치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상응 조치로 거론되는 것은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온 제재완화를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전해져 실무협상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협상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미 국무부도 비건 대표의 3일 방한 일정을 공개하며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한편 북미간 의제 논의와 별도로 회담 장소와 일정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면 북미 간 경호와 의전 등을 논의할 협상도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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