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편파판정으로 16강 진출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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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한국축구가 스위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0-1로 뒤지던 후반 32분 추가 실점은 두고 두고 아까운 장면이었다. 전반에 센데로스의 헤딩슛으로 먼저 실점한 한국은 후반 들어 이영표를 빼고 안정환을 투입하는 등 공격을 강화했고, 동점골을 위해 맹공을 하던 차였다.

역습에 나선 스위스가 한국 진영을 돌파할 때 이호의 발에 맞고 튕긴 볼이 한국 골문 쪽으로 흘렀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프라이가 달려들었고 본부석 반대쪽에 있던 제 2 부심 로돌포 오테로(아르헨티나)가 깃발을 높이 들었다. 명백한 오프사이드 사인이었다. 하지만 프라이는 그대로 볼을 치고 들어가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슛을 했다. 공은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그때까지도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고 있었지만 주심 호라시오 엘리손도(아르헨티나)는 오프사이드를 인정하지 않았고, 그대로 골 사인을 냈다.

한국 선수들은 주심과 부심에게 달려가 "분명히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스코어는 0-2로 벌어졌고 한국 선수들은 더이상 추격할 힘을 잃었다.

수비수는 부심이 깃발을 들면 오프사이드라고 생각하고 주춤하게 된다. 이날 주심 엘리손도는 몇 차례나 석연찮은 판정으로 한국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주심의 편파 판정과 부심의 결정적인 판정 번복으로 한국의 16강 진출의 길은 끊어지고 말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심판이 판정을 너무 빨리 바꿨다. 우리에게 행운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의 주요 언론들은 주심의 판정이 옳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럽 스포츠전문채널 '유로스포츠' 인터넷판은 실시간 문자중계에서 "부심이 깃발을 들었으나 이는 잘못된 판정이었다. 프라이는 제대로 된 위치였고 주심은 제대로 된 판정을 내렸다"고 평했다. 이 사이트는 경기 기사에서도 "프라이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한국 수비수를 맞고 공이 흘렀기 때문에 엘리손도 주심의 판정은 정확했다"고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 영국 BBC 방송도 인터넷 실시간 문자중계에서 "선심은 깃발을 올렸지만 주심은 프라이에 연결된 공이 한국 수비수를 맞고 이어졌다고 올바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 역시 "한국 선수를 맞고 프라이에 공이 이어졌으므로 프라이는 오프사이드가 될 수 없다. 한국 선수를 맞고 나간 것이 (오프사이드를 면하는) 티켓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노버=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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