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창지구 간척사업 13년째 ˝무소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전북 부안군파 고창군사이에 6처7백65m 제방을 쌓아 4천1백ha의 개펄을 농토로 바꾸고 인근 1만3천2백ha의 관개를 개선하는 부창지구 간척사업이 타당성조사만 해놓고 13년째 실현을 못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군산∼고군산열도∼변산반도를 잇는 대규모 새만금지구 농업종합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완전히 뒷전에 밀려 사업계획 자체가 실종직전이어서 현지 주민들은 『천문학적』재원이 드는 새만금사업보다 적은 돈으로 효과는 큰 부창지구 사업을 먼저 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부창 간척사업은 고창군 해리면 동호항에서 소죽도를 잇는 길이 l천3백70m의 제방을 쌓고 소죽도에서 대죽도를 잇는 길이 2백95m의 제2호 제방과 대죽도에서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를 잇는 길이 5천1백m의 제3호 제방 등 3개의 제방 6천7백65m를 쌓는 것이 핵심이다.
이 사업이 이루어지면 유효저수량 1백5만t의 담수호가 조성되고 쌀 4만5천t, 보리 및 기타 2만2천t 등 6만7천t의 식량증산효과 외에 서남 해안산업도로를 50km나 단축하며 1천3백가구 7천5백명의 인구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창지구를 포함해 서남해안 일대의 간척자원개발이 국가적 관심사가 된 것은 60년 12월의 「영산강-목포지구 간척 및 담수화 계획에 대한 답사 및 예비연구보고서」에서 비롯됐다. 이 구상은 당시 정부측에 비상한 관심속에 지역민들에게는 개발에의 기대와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이에따라 62년, 당시 토지개량조합(현 농진공)에서 세계식량기구의 지원을 얻어 본격 간척조사를 착수하기에 이르렀다.
66년부터 시작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재원조달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간척사업이 중단되고 미잉여농산물 지원에 의한 민간간척사업으로 전환됐다.
여기서도 지원양곡의 외부 매각유출과 공사부실 및 사업주와 취역농민들 간에 분쟁이 끊이지 않아 74년 5월 l5일 대통령의 지시로 민간 간척사업마저 중단되고 말았다.
그러나 한일경제 협력요청으로 내한한 일본조사단이 76년 3월과 4월 2개월에 걸친 부창지구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해안 간척 최적지』라고 판정해 그해 연말까지 농수산부에서 기본조사를 마무리짓기에 이르렀다.
부안·고창지역은 물론, 전북 도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획기적 계기가 마련됐다는 기대에 부풀어 하루 빨리 착공되기를 기다렸다.
다만 중남부 서해안어업의 전초기지로 1백10개소에 굴·백합·가무락·바지락·고막 등 1천1백45ha의 양식장을 일궈 생업으로 삼고있는 사업지구 내 어민들의 반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본격 착공은 현안사업으로 미뤄졌다.
그러던 중 87년부터 군산∼고군산열도∼변산반도를 잇는 총연장 34km의방조제를 쌓아 4만2천ha의 국토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새만금지구 농업종합개발 사엄이 제기됐다. 86년까지만 해도 제6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에 반영을 기대했던 부창치구 간척사업이 이때부터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 이후로 「전북도장기발전계획」에 조차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
전북도가 3천만원을 들여 전북대부설 도시 및 환경연구소(소장 장명수)에 의뢰하여 만들어진 2001년까지의 「전북도 장기발전계획」중간보고서에만 l천8백2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며,농진공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돼 있을 뿐이다.
이처렴 사업이 미뤄지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곳은 간척 예정지구 내에있는 곰소항.
3천t급 선박이 마음대로 드나들었던 부안군 진서면 진서리의 l종항이었던 곰소항은 개발·투자에서 계속 제외돼 현재는 도 관리 2종항으로 격하됐다.
부창지구 간척사업이 실시되면 저절로 폐항될 것으로 여겨 단 한차례도 항로에 대한 준설을 실시하지 않아 15∼20m를 유지했던 항내 수심이 토사에 매몰, 3∼8m로 얕아져 50t급 어선조차 입·출항이 어려울 정도로 폐항직전에 놓인 것이다.
주민여론이 높아지자 고창군은 최근 구시포항 개발 등 전주권 개발 2단계사업을 비롯, 내년도 국고보조사업에 부창지구 간척사업을 포함시켜 주도록 도와 중앙에 건의했다.
김완주 고창군수는 『농진공서 올해 타당성조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서해안간척 최척지로 꼽힌 부창지구 간척사업이 다른 사업에 밀려 실종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창=모보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