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대통령 가족의 해외 이주…국민들은 궁금해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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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 가족이 지난해 살던 집을 매각하고 현재 해외 체류 중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다혜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현재 동남아 소재 국제학교에 재학 중이라며 그 배경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해외 체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근거없는 음해성 허위사실 유포이며 불·탈법은 없었다”(김의겸 대변인)고 반박했다. 또 “경제 상황 관련이나 자녀 교육 목적은 아니다”면서 “대통령 가족의 사생활 공개 요구는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일이며 안위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런 해명은 그러나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 가족의 해외 이주가 매우 이례적인데다 구기동 빌라의 매각 방식도 통상적 방법이 아니어서 일부에선 ‘절세를 위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살던 빌라를 사위 서씨에게 매각했고 서 씨가 이를 다혜씨에게 증여했는데, 다혜씨는 세 달 만에 집을 팔고 해외로 떠났다. 대통령 가족이나 친인척이라고 해서 해외 이주에 불이익을 받거나 자녀를 외국 학교에 보내선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데다 대통령 직계가족은 예산을 들여 관리 경호해야 하는 공적 대상인 만큼 해외 이주에 대해 국민들도 알 권리가 있다. 더욱이 이주로 인해 추가적인 경호 인력과 예산이 들 것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그 전말을 설명해 주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아울러 다혜씨 가족의 이주가 서씨가 다녔던 게임 회사에 대한 정부 지원금 횡령·유용 의혹과도 관련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충분히 해명되는 게 바람직하다. 국민들은 2017년 5월 8일 대선 마지막 선거유세에 깜짝 등장해 “전업맘이 살기 좋은 나라,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하던 다혜씨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다혜씨 가족의 돌연한 해외 이주를 궁금해 하는 게 당연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