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5초 틱톡이 유튜브 저격수로 꼽히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유튜브를 켜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광고의 주인공 틱톡(중문명: 더우인抖音). 2018년을 기점으로 1년 사이 급속도로 확산된 틱톡은, 초창기 더빙, 손가락 춤, 뮤직비디오 앱으로 10-20대 사이 인기를 끌었다.

놀이 수단에서 지식·정보 장으로 진화 중 #일일 활성 이용자 수 2억 5000만 명 돌파

그랬던 틱톡이 이제는 놀이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보다 광범위한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시대 중국 유행의 중심이 된 틱톡은 지금 이 순간 핫한 여행지와 맛집, 노래, 댄스, 인물에 대한 소식을 선도한다. 일례로 지난해에는 충칭(重庆)이 중국 국내여행지로 인기였고, 올해는 쿤밍(昆明) 관련 영상이 유난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 스타 관샤오퉁 틱톡 영상(왼쪽), 틱톡 블랙핑크 계정에 올라온 제니 solo MV [사진 틱톡 영상 캡쳐]

중국 스타 관샤오퉁 틱톡 영상(왼쪽), 틱톡 블랙핑크 계정에 올라온 제니 solo MV [사진 틱톡 영상 캡쳐]

최근에는 더 나아가 좀 더 깊이 있는 정보 전달의 루트로 그 기능을 확장했다. 15초~1분 길이의 짧은 영상, 누구든지 자신의 일상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틱톡은 콘텐츠 생산 참여자를 늘려 지식의 저변을 넓히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활자에서 동영상으로 미디어의 중심이 옮겨감에 따라 전달되는 지식 콘텐츠의 형태도 전문적인 것에서 보다 대중적인 방향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특히 틱톡과 같이 전체 길이가 15초~1분으로 짧은 쇼트클립은 지식 공유와 전파의 중심 플랫폼으로서 지식 대중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얼마 전에는 틱톡 내 메신저 기능을 새로 발표하며 중국 국민메신저 위챗(웨이신)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나타났다는 평도 나온다.

2018년 틱톡에서 핫했던 충칭 여행 명소 [사진 틱톡 영상 캡쳐]

2018년 틱톡에서 핫했던 충칭 여행 명소 [사진 틱톡 영상 캡쳐]

짧고 쉽게 만든 '한입 지식', 놀이 어플에서 지식·정보의 장으로

칭화대 신문전파(新闻与传播学院)대학, 중국과학보사(中国科学报社) 및 바이트댄스가 공동 발표한 <쇼트클립과 지식전파 연구보고서(短视频与知识传播研究报告), 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세계 지도에 문제가 너무 많다'는 제목의 틱톡 영상에는 총 185만 4000개의 좋아요가 눌려져있고, 누적 재생수는 4760만뷰로 집계됐다. 밑에는 "그린란드가 사실은 그렇게 크지 않다는 사실을 이제 알았다" 등 이 영상 덕분에 몰랐던 지식을 알게 됐다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 과학보사 자오옌(赵彦)은 "15초~1분짜리 틱톡 영상은 다소 진지한 지식 콘텐츠를 이미지화 시켜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루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딱딱하고 심층적인 콘텐츠를 말랑말랑하게 바꿈으로써 대중이 지식을 받아들이는 간극을 좁힐 수 있다는 것. 결과적으로 청년 세대 등 보다 광범위한 대중을 독자로 껴안을 수 있고, 나아가 지식 수준의 상향 표준화를 이끌 수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2018년 12월 8일 기준 팔로워 1만 이상 '지식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1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발표한 영상 수는 총 300만 건으로, 누적 재생수는 3388억 뷰에 달한다. 틱톡이 단순히 놀이가 아니라 정보 전달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인민대 언론대학(新闻学院) 후바이징(胡百精)교수는 "모바일 시대, 생산하는 콘텐츠의 용량과 전파되는 통로 모두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며, "틱톡을 비롯한 쇼트클립 플랫폼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전문적인 지식이 대중적인 정보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창작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기관·전문가 콜라보, 쇼트클립 틱톡의 진화

2016년 9월 첫 출시된 틱톡은 특히 지난 1년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2019년 1월 기준, 틱톡의 중국 내 일일활성 이용자수는 2억 5000만명을 돌파했고,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5억명을 넘어섰다. 틱톡은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인도 등 해외로까지 발을 넓혔다.

국내(한국)에서는 각종 음악 방송 혹은 영상에 삽입되는 광고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얼마 전 연말 가요프로그램 시상식에서도 틱톡 뮤직비디오상, 틱톡 댄스퍼포먼스 상 등 '틱톡'의 이름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유튜브 영상을 틀면 뜨는 틱톡 광고는 한 때 청와대 청원이 올라갈 정도로 많은 대중들에게 틱톡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광고 수입은 100억 위안(약 1조 6500억 원)을 돌파했다.

2018년 틱톡 일일 활성 이용자 수 추이 [사진 아이메이베이지싱]

2018년 틱톡 일일 활성 이용자 수 추이 [사진 아이메이베이지싱]

성장가도에 오른 틱톡이 그 다음에 한 일은 기관, 사회 각계 전문가 및 학자들과의 협업이다. 2018년 6월, 25개 중국 국영기업이 틱톡에 '입주'했다. 이들 국영기업은 틱톡을 통해 딱딱한 대외 이미지를 탈피할 목적이었을 것이다. 틱톡은 웃긴짤, 비주얼이나 안무 영상등으로 도배됐던 플랫폼에 보다 공식적이고 전문적인 콘텐츠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지식 축적과 전파에 있어서 쇼트클립의 최대 가치는 지식의 ‘보급’과 ‘혜택 전파’다. 다시 말해, 지식을 보다 광범위한 대중에게 알리고, 이들의 지식 수준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는 말이다. 2018년 11월 15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틱톡 공개 클래스’라는 교육 자선 이벤트를 펼쳤다. 3명의 틱톡 지식 전문 크리에이터를 섭외해 구이저우(귀주)성에 찾아가, 현지 아이들에게 지리, 생물 등 과학 지식 강연을 진행했다.

유튜브(좌), 틱톡(우) [사진 셔터스톡, 36kr]

유튜브(좌), 틱톡(우) [사진 셔터스톡, 36kr]

칭화대 교육연구원 셰웨이허(谢维和) 원장은 "신 시대 지식의 전파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특히 정보기술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플랫폼을 운용하고 쇼트클립의 형태로 지식을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업계 지식인과 학자들이 틱톡 등 쇼트클립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콘텐츠를 담는다면, 이용자들의 정보 및 지식 습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틱톡이 지식의 한계를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쇼트클립 영상이 일상 생활을 지식화하고, 숨어있던 지식을 드러내보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

틱톡 영상 속, 지식 정보는 '구어(말)'의 형태로 새로 태어나 재생산돼 전파된다. 이를 수용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중들의 지식 전파 의욕과 열정을 돋울 수 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유튜브의 순기능과 비슷한 효과다. 길이가 짧으니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부담이 덜어진다.

틱톡이 새로 출시한 메신저 &#39;둬산&#39; [사진 바이두 바이커]

틱톡이 새로 출시한 메신저 &#39;둬산&#39; [사진 바이두 바이커]

1월 15일, 틱톡은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둬산(多闪)'을 발표했다. 더우인을 통해서만 로그인할 수 있는 메신저다. 수억 사용자를 확보한 틱톡은 이제 중국 SNS 최강자 텐센트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탄생한 지 3년째인 15초 틱톡이 유튜브와 위챗(웨이신)의 유일한 대항마로 주목받는 이유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