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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골목 찾은 나경원 "투기자들에게 이익 돌아가는 투전판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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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22일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목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22일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목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한선교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비롯한 TF 위원들이 22일 목포를 찾았다. 최근 투기 의혹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20여 채의 건물을 산 것으로 알려진 근대역사문화공간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1시 10분 나 원내대표가 목포역에 도착하자 그를 기다리던 8명의 여성은 꽃다발을 내밀었다. 당직자는 “나사모(나경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라고 이들을 소개했다. 반면 한 남성은 “손혜원 응원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목포역에 도착하자 나사모 회원들이 꽃다발을 주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목포역에 도착하자 나사모 회원들이 꽃다발을 주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현장보고를 듣기 위해 도착한 목포시청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목포시가 추진 중인 근대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업이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제가 되는 도시재생사업이나 근대문화역사공원 사업은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사업이 뿌리를 두고 계시는 목포 시민을 위한 사업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목포 시민을 위한 사업이 특정인과 특정인 일가를 위한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손 의원은 문화에 미친 것이다’라고 얘기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말씀”이라며 “손 의원은 문화에 미친 게 아니라 돈에 미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의 초권력적인 직권남용에 대해 낱낱이 밝혀 정의를 바로잡는 데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이에 “이 사업의 성공은 목포 시민들의 간절한 소망”이라며 “투기 세력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차단하겠다. 공정하고 투명한 성공 모델을 만들테니 힘을 보태주시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22일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목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22일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목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오후 3시 20분쯤 손 의원의 조카 등 3명이 소유한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에 도착하자 일부는 손뼉을 치며 환영했고, “철저히 조사해주십시오”라고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는 “근대역사문화공원과 도심재생 사업에는 국가 예산만 수백억이 투입된다”며 “이 예산이 외부에서 온 투기자들에게만 이익으로 돌아가는 투전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정인과 관련된 이들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번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보통 ‘오얏나무 밑에서 갓 고쳐 매지 말라’고 얘기하는데 아예 오얏나무를 다 가져가려고 한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 있다”라고도 했다.

한 원도심 주민은 나 원내대표의 동선을 따라가며 “굶어 죽는다. 목포 좀 살려주십시오. 투기라고 말만 하지 말고, 강남만 살리지 말고 여기 국민도 좀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다른 시민은 “이런 때 아니면 목포 안 온다. 이곳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알겠다. 그렇게 하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20분 남짓 골목을 둘러본 나 원내대표는 “이곳을 돌아보니 오래된 역사문화 공간을 보존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제대로 돼야 한다. 다른 지역과의 균형 문제,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외지인들이 한 번에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오롯이 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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