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지구 상가 썰렁 … 입주 2년 돼도 절반이 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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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사는 직장인 권모(43)씨는 올 초 투자한 경기도 용인 죽전지구 근린상가만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임대 수입을 노리고 15평짜리 1층 점포를 분양받았지만 5개월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관리비만 물고 있기 때문이다. 권씨는 "4억5000만원을 투자해 월 250만~300만원의 수익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임대는 고사하고 분양가 이하에 팔려고 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용인 죽전지구 상가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 8월이면 아파트 입주 2년이 돼 대규모 주거단지로 자리 잡았지만 상가시장엔 냉기가 감돈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빈 점포로 남아 있는 상가가 많다. 투자자들은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쉽게 팔리지 않는다. 죽전지구 중심 상업지역 내 근린상가의 경우 전체의 40~50% 정도가 아직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 1층 점포도 공실률이 30%에 이른다고 현지 중개업자들은 전한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근린상가의 경우 입주 초기 공실(빈 점포)에 시달리지만 죽전은 정도가 조금 심한 편이다. 상가뉴스레이다 박대원 연구원은 "경기침체 탓도 있지만 죽전이 다른 택지지구에 비해 상업용지 비율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죽전 상업용지 비율은 전체면적(100여만 평)의 6.8%로 인근 용인 동백지구(3.8%)나 파주 교하지구(0.8%)보다 훨씬 높다.

근린 상가의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빈 점포가 많다 보니 몸값도 내림세다. 중심 상업지역 내 근린 상가 1층 10평 점포 가격은 평당 2000만~2500만원으로 올해 초보다 평당 500만원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말 평당 1000만원 선이었던 일부 2층 점포는 700만~800만원으로 내렸다. 건영캐스빌 등 아파트 단지 주변에 들어선 S상가의 경우 1층 점포 시세는 평당 1700만원 선까지 빠졌다. 분양가보다 평당 1000만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건물 코너에 있어 A급 상가로 통하는 1층 점포도 시세가 평당 2500만원으로 분양가보다 500만원가량 내렸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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