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안철상, 양승태 소환 하루 전 "법원 화합"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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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상 전 법원행정처장. [뉴스1]

안철상 전 법원행정처장. [뉴스1]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법부 구성원 간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떠나는 안철상 "어려움 극복 위해 사법부 화합해야" #신임 법원행정처장엔 조재연 대법관…11일 취임식

10일 이임식을 끝으로 법원행정처장에서 물러나는 안철상(62·사법연수원 15기) 대법관의 메시지는 '법원의 화합'이었다. 안 대법관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안 대법관은 법원이 지난 1년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로 유례없는 위기를 겪은 데 대해 "법원이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가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 속에서 사법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법행정을 재판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하려는 노력을 계속했다"며 "법원행정처와 각급 법원 사이의 수직적 체계를 허물고 상호 협력적인 관계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사법발전위원회'를 통해 사법개혁의 주춧돌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안 대법관은 사법부의 남은 과제로 '화합'을 강조했다. 안 대법관은 "헌법은 우리 사법부에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을 통합하도록 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사법부 내부의 치유와 통합을 먼저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건강한 토론이 이루어지면서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간다면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부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대구고-건국대 법대 출신인 안 대법관은 지난해 1월 대법관에 임명됐고, 그 다음 달인 2월 법원행정처장을 맡았다. 안 대법관은 현 대법원의 ‘신주류’로 꼽히는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전신인 우리법연구회에 몸담은 적이 없다. 법원행정처장 취임 이후는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가속화하면서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공식 석상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견해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차기 법원행정처장으로는 조재연(62·12기) 대법관이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임명한 대법관으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성균관대 재학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조 신임처장의 취임식은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 당일인 11일 오전 열린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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