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까지 바꾼 NC 박민우 "올해는 다시 달릴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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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각오를 밝힌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 [연합뉴스]

새 시즌 각오를 밝힌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박민우(26)는 지난해 줄곧 쓰던 2번 대신 1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다시 2번을 쓴다. 선수들에게 등번호는 자신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것. 박민우는 왜 1년 만에 2번으로 다시 돌아갔을까.

8일 창원에서 만난 박민우는 "지난해 성적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팀이 창단 이후로 처음으로 최하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박민우는 "상대 팀들이 우리는 편하게 상대했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했다. 다시 도약하자고 선수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다행히 반등요소는 있다. 대형 포수 양의지가 팀에 합류한 것이다. 박민우는 "쉽게 다가가진 못했는데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좀 친해졌다. 계약한 다음에도 축하드린다고 말씀드렸다"며 "우리 나라 최고 포수가 팀에 왔다. 상대팀에 있을 땐 힘들었는데 같은 팀이 돼서 좋다. 한편으론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이 있겠지만 플러스 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 개인성적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박민우의 지난해 성적은 타율 0.324, 5홈런·33타점·17도루. 2017시즌(0.363)에 비해 타율이 낮아졌고, 3년 연속 4점대를 기록했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도 2.93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박민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출전경기다. 박민우는 지난해 정규시즌 144경기 중 115경기에 나섰다. 2루수 출전은 106경기. 부상과 컨디션 문제 때문이었다. 박민우는 "경기에 많이 못나가는게 아쉽다. 내가 뛴다고 팀이 더 잘됐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많이 빠져서 미안하고, 창피했다. 팀 동료들 볼 면목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는 강하다. 등번호를 바꾼 것도 그래서다. 박민우는 2014년부터 2번을 달았다. 그해 신인왕에 오른 박민우는 이후 팀내 간판선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지난시즌을 앞두고 1번을 달았다. 외야수 김준완이 군입대하는 2년 동안 써보겠다는 것이었다. 박민우는 "준완이 형이 오면 1번을 주기로 하고 2번을 썼다. 그런데 (유)원상이 형이 1번을 쓰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내후년엔 꼭 1번을 돌려주라고 얘기하고, 다시 2번으로 돌아갔다. 2번을 달고 잘 했으니까"라고 웃었다. 실제로 박민우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하나하나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4년 50도루 고지를 밟았던 박민우는 "올시즌엔 다시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2014년 50도루 고지를 밟았던 박민우는 "올시즌엔 다시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비시즌 준비도 변화를 줬다. 박민우는 "겨울 운동 방법을 계획적으로 바꿨다. 예전엔 야구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운동하고, 오후엔 용마고에서 연습한다. 몸을 잘 만들고 있다. 매년 110경기 정도 뛰었는데 내년엔 130경기 이상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초 박민우가 각광을 받은 준수한 타격 못잖게 빠른 발 때문이었다. 2014년엔 도루 50개를 했고, 2015년에도 46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20개, 2017년 11개, 지난해 17개로 줄었다. 부상 여파 때문이었다. 박민우는 "해마다 부상이 있었지만 뛸 준비는 한다. 팀이 도루보다는 장타 위주로 방향을 잡은 것도 있다. 난 달리는 걸 좋아한다. 욕심은 끝이 없다"며 "올시즌부터 공인구 반발력이 줄어들지 않나. 도루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 같다"고 했다. 박민우의 새 시즌 목표는 명료하다. "열심히 뛰고, 치고, 잡겠다. 모든 부분에서 지난해보다 나아지겠다."

창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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