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북삼성 의사 살해범, 정신질환 망상이 범행 촉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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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의사를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 박모씨가 2일 서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의사를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 박모씨가 2일 서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의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박모(30·구속)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박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5시 44분쯤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상담 중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정신질환으로 인한 망상 때문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주거지 등 압수수색 및 과거 정신과 진료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으로 인한 망상이 범행 ‘촉발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2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해왔다. 그러나 박씨가 경찰 조사에서 “머리에 심은 폭탄에 대해 논쟁을 하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는 등 줄곧 횡설수설해 확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박씨는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 잠금상태 해제 요구에도 여전히 협조하지 않고 있다. 박씨의 노트북에선 동기나 범행 계획성 여부를 추정할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리 흉기를 준비한 점 등으로 보아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범행할 의도로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5년 9월 여동생의 신고로 강북삼성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당시 임 교수가 박씨의 주치의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지난해 여동생의 집에 찾아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며 난동을 벌이다 경찰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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