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열람실 두고 男열람실만 폐쇄?"…용산도서관 성차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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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일 서울시교육청 산하 용산도서관이 리모델링 과정에서 여자열람실은 두고 남자열람실만 없앴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일 서울시교육청 산하 용산도서관이 리모델링 과정에서 여자열람실은 두고 남자열람실만 없앴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 산하 용산도서관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열람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여성열람실은 두고 남성열람실만 없앴다는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용산도서관은 남성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열람실 내 남성 좌석 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일 '용산도서관의 성차별'과 관련된 내용의 글이 퍼졌다. 도서관 홈페이지 게시판과 국민신문고에도 비슷한 취지의 민원이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누리꾼은 "(용산도서관에) 원래 남자열람실, 여자열람실, 남녀공용 열람실 이렇게 3곳이 있었는데 창의공간을 만든다고 남자열람실을 없애버렸다"며 "남자이용객들이 왜 여자열람실은 놔두고 남자열람실만 없애냐며 항의했지만 여성 이용 빈도가 높다며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자열람실과 남녀공용 열람실 2개인데 덕분에 여자들은 널널하게 사용하고 남자들은 자리를 못 구해 쫓겨나게 생겼다"며 "공평하게 여자열람실을 공용으로 돌리면 이해하겠는데 남자열람실만 없앤 건 명백한 성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용산도서관은 최근 시와 교육청 지원을 받아 1층 여성열람실을 남성열람실로 옮기고 여성열람실 자리에 '창의학습공간'을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남성열람실을 폐쇄했다. 창의학습공간은 평소에는 열람실로 쓰다가 필요한 경우 전시나 강의 등을 열 수 있는 곳으로 사용한다.

이 같은 논란에 용산도서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리모델링에 앞서 지난 4년간 남녀열람실 이용통계 분석하고 도서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그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열람실 이용 비율이 높아 여성을 우선적으로 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여성이용자들이 남성이용자들과 같이 열람실을 사용하는 걸 불편해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용산도서관에 따르면 64석인 여성열람실 좌석점유율은 2015년 63.2%, 2016년 55.9%, 2017년 45.3%였다. 지난해는 4월까지 49.7%였다. 같은 기간 68석인 남성열람실 좌석점유율은 56.7%, 49.5%, 44.6%, 49.0%였다.

120석 규모의 남녀공용 열람실 좌석도 많이 남는다는 게 용산도서관 측의 설명이다. 공용열람실 좌석점유율은 2015년 45.0%, 2016년 39.9%, 2017년 34.7%이었고 지난해의 경우 4월까지 34.5%였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일 '용산도서관의 성차별'과 관련된 내용의 글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용산도서관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자율학습실 변경계획 안내'를 띄우며 진화에 나섰다. [용산도서관 홈페이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일 '용산도서관의 성차별'과 관련된 내용의 글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용산도서관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자율학습실 변경계획 안내'를 띄우며 진화에 나섰다. [용산도서관 홈페이지]

하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용산도서관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자율학습실 변경계획 안내'를 띄우며 진화에 나섰다.

용산도서관 측은 "창의학습공간 조성과정에서 변경된 학습실 이용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남여공용 열람실(120석)을 남성전용(60석)과 남녀혼용(60석)으로 나누기로 했다"며 "변경일은 오는 22일"이라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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