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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2000여 년 전부터 우리 곁 지켜온 부와 복의 상징 ‘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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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을 포함한 연말연시, 소중 친구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에 곁들여 황금돼지해란 말을 많이 듣고, 또 많이 했을 텐데요. 해마다 열두 띠 동물이 돌아오니 돼지띠인 건 알겠는데, 왜 황금돼지라고 하는 걸까요. 황금돼지는 더 좋은 걸까요. 올해의 주인공, 돼지띠인 김시은·김정연 학생기자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돼지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 출동했습니다. 기사는 동물민속학 전문가인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인터뷰를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시은(군포 당정초 5)·김정연(서울 월곡초 5) 학생기자, 자료=국립민속박물관·전주역사박물관·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참고도서=『돼지백과』, 도움말=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다부진 체격에 몸무게는 70∼500㎏, 곡식·풀·나무뿌리·열매·벌레 등 가리지 않고 먹는 잡식성이며 영리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입니다. 후각과 촉각이 발달해 넓은 판처럼 생긴 코끝으로 땅을 파면서 먹이를 찾아요. 어떤 기후나 풍토에도 적응을 잘하는 편이라 전 세계 곳곳에 살고 있습니다. 성장이 빨라 생후 8개월쯤부터 짝짓기를 할 수 있고 한 배에 8~12마리 정도 낳죠. 벽 같은 곳에 기대 있는 걸 좋아하고, 몸에 땀샘이 없어 더위·추위에 약한지라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진흙 목욕을 즐겨요. 이 부분에서 저에 대한 오해가 좀 많죠. 온몸에 진흙이나 때로는 배설물을 바르고 다니니 더럽다거나 뭐, 그런 거요. 하지만 그건 침실·거실·화장실 등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저를 한 몸 누이는 게 고작인 좁은 곳에 가둬 기르는 인간들의 탓도 있어요.

저는 이래 봬도 대한민국이 생기기 수천 년 전부터 여기서 인간들과 부대끼며 살았습니다. 한때 야생 멧돼지로 산과 들을 누볐던 조상들 일부가 신석기시대부터 가축인 돼지로 길들여지기 시작했죠.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하다 보니 신성한 존재로 역사책에도 등장합니다. 지금 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나선 소중 학생기자들이 돼지띠라 들었는데요. 올해를 왜 황금돼지해라고 부르는지 아시나요. 그 얘기부터 차근차근 해 보도록 하죠.

올해의 띠 동물, 돼지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까지 열두 띠 동물, 즉 십이지는 잘 알고 있을 텐데요. 한자로 쓰면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로 지지(地支)라고도 합니다. 이와 함께 십간 또는 천간(天干)이라고 해서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가 있어요. 옛날에는 십간과 십이지를 조합해 시간과 날을 표현했죠.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60이라 이를 합쳐 육십간지, 또는 육십갑자라고 불러요.

동물민속학 전문가 천진기(오른쪽) 국립전주박물관장이 김시은(가운데)·김정연 학생기자에게 돼지의 민속학적 의미와 상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물민속학 전문가 천진기(오른쪽) 국립전주박물관장이 김시은(가운데)·김정연 학생기자에게 돼지의 민속학적 의미와 상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중 돼지해는 을해·정해·기해·신해·계해 다섯 번이고, 2019년은 기해년입니다. 12년 전에도 돼지띠였고, 그 12년 전에도 돼지띠가 있었는데 왜 올해를 유독 황금돼지띠라고 할까요. 그 해답은 십간인 기(己)에 있습니다. 전통 색상을 나타내는 오방색은 황(黃)·청(靑)·백(白)·적(赤)·흑(黑)의 5가지 색을 말하는데요. 십간 중 무와 기는 노란색을 뜻해요. 즉 노란 돼지인데, 노란색 중에선 황금이 최고니까 황금돼지라고 부르는 겁니다. 다만 황금돼지띠가 제일 좋다, 그런 건 없어요. 기해년이 다시 오려면 60년이 흘러야 하는 건 맞지만요.

근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하나 있어요. 시은·정연 학생기자가 태어난 2007년이 황금돼지띠라고 했는데, 이를 육십갑자로 따지면 정해년이니 원래대로라면 붉은 돼지인 겁니다. 근데 2006년이 쌍춘년(雙春年)이었어요. 윤달로 인해 봄이 시작하는 입춘(立春)이 양력과 음력 두 번 든 거죠. 전통적으로 길하고 복이 많다는 쌍춘년에 이어서 다음 해가 돼지해라 600년 만의 황금돼지라고 마케팅을 한 겁니다. 쌍춘년에 결혼하면 잘산다는 속설에 결혼도 많이 하고, 황금돼지해라고 아이도 많이 낳았죠. 2007년 정해년 신생아 수는 49만6822명으로 전년보다 10%나 늘어났어요. 참고로 올해 돼지띠는 입춘인 2월 4일부터 해당됩니다. 띠가 변경되는 기준이 입춘이기 때문이죠.
그해를 수호하는 동물인 띠 이야기는 연말연시에 많이 합니다. 올해 덕담에는 복과 행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저, 돼지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데요. 슬슬 돼지가 풍요의 상징이 된 이유가 궁금할 거예요. 앞서 소개했듯 돼지는 길들이기도 쉽고, 먹는 것도 안 가리며, 빨리 크고, 새끼도 많이 낳아요. 키우는 인간 입장에서 보면 고기와 비계, 가죽, 털을 얻어서 배불리 먹고 옷이나 도구도 만들고 팔아서 돈도 버니 여러모로 쓸모가 많죠. 돼지 방광으로 만든 공으로 축구를 했다고도 하고요. 그야말로 복덩이인 우리 돼지들은 보통 가축 이상의 가치를 가졌답니다.

 멧돼지 모양으로 만든 신라시대 토우. 다른 동물형 토우보다 멧돼지 모양이 많이 나타난다.

멧돼지 모양으로 만든 신라시대 토우. 다른 동물형 토우보다 멧돼지 모양이 많이 나타난다.

신성한 능력 지닌 돼지

돼지는 오래전부터 중요한 일을 했어요. 옛날에는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 가서 먹을 수 있게 식량을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관 위에 돼지를 올리거나 양손에 옥으로 만든 돼지를 쥐여줬죠. 『삼국지』 위지 동이전 읍루조에는 돼지기름을 몸에 바르고 돼지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추위를 이겨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또 부여조에 보면 나라 관직 이름에 돼지를 사용해요. 마가·우가·저가·구가 중 저가(猪加)가 돼지(猪·돼지 저)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제물이자, 왕의 후손을 잇는 사람을 점지하고, 수도를 정해주는 등 신통력을 발휘하는 것으로도 나타나요.

 불교에서 약사여래신앙과 관련해 사찰 내 십이지신 탱화 등에 등장하는 돼지신, 해신 비갈라대장의 모습.

불교에서 약사여래신앙과 관련해 사찰 내 십이지신 탱화 등에 등장하는 돼지신, 해신 비갈라대장의 모습.

고구려를 세운 주몽, 동명성왕 탄생 설화에도 돼지가 등장합니다. 『삼국유사』를 보면 유화 부인이 큰 알을 낳았는데, 부여의 왕이 이를 버리라고 합니다. 버려진 알을 개도 돼지도 먹지 않아 다시 길가에 버리는데 소와 말이 피해 가고, 들에 버렸더니 짐승들이 알을 덮어줬다고 해요. 그 알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주몽입니다.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유리왕편을 보면 하늘과 산천에 제사를 지낼 때 제물로 교시(郊豕)라고 하는 돼지를 별도 관리를 둬서 키워요. 교시가 죽거나 상처 나면 관리가 벌을 받을 정도로 중요시했죠. 그런데 어느 날 교시가 도망을 간 거예요. 국내성 위나암이라는 곳에서 교시를 잡았는데, 살펴보니 살기가 좋아 이듬해 국내성으로 수도를 옮기게 됩니다. 이게 기원 3년, 2016년 전 일이죠. 고구려 10대 산상왕의 경우엔 아들이 없었어요. 근심하던 차에 달아나는 교시를 쫓아 주통촌에 이르렀는데, 이곳에 살던 여인이 돼지를 잡아줍니다. 그 여인이 낳은 아들이 동천왕이 돼요.

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은 명장 김유신의 묘(경북 경주시)를 둘러싼 호석에는 십이지신이 새겨져 있다. 그중 돼지신을 탁본한 십이지신상 탁본.

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은 명장 김유신의 묘(경북 경주시)를 둘러싼 호석에는 십이지신이 새겨져 있다. 그중 돼지신을 탁본한 십이지신상 탁본.

고구려에 이어 고려에도 돼지에 관한 얘기가 있습니다. 『고려사』 고려세계에 보면 태조 왕건의 할아버지 작제건이 나와요. 활을 잘 쏘는 작제건이 중국에 가려고 서해를 지나는데 꿈에 용왕이 나타나 여우 때문에 잠을 못 잔다며 잡아달라고 하죠. 활 솜씨를 발휘해 여우를 잡은 작제건은 용궁에 초대받고, 용왕의 딸 용녀와 결혼해요. 용녀의 말에 따라 지팡이와 돼지를 선물로 받고 돌아왔는데, 어느 날 돼지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거예요. 작제건이 좋은 곳으로 가보라고 하자 돼지가 안내한 곳이 개성 송악산 만월대였죠. 그곳에서 난 그의 손자가 고려를 세우니, 돼지가 왕이 태어날 곳을 가르쳐 준 셈입니다.

경남 밀양 표충사 대웅전 추녀마루의 저팔계 잡상. 잡상은 궁궐이나 사찰 건물에서 사악한 것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남 밀양 표충사 대웅전 추녀마루의 저팔계 잡상. 잡상은 궁궐이나 사찰 건물에서 사악한 것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성한 동물을 넘어 돼지가 신처럼 여겨지기도 했어요. 불교의 약사여래신앙과 관련해 나타난 해신 비갈라대장(亥神 毘乫羅大將)이죠. 비갈라대장은 가난해 의복이 없는 이들에게 옷을 전하는 착한 신입니다. 또 절이나 궁궐 건물에서 사악한 것을 물리친다는 의미로 지붕에 장식하는 잡상에도 돼지가 있어요. 삼장법사가 불경을 얻으러 서역으로 가는 내용의 『서유기』에서 비롯한 건데요. 서유기의 저팔계가 바로 돼지입니다. 잡상의 맨 앞은 삼장법사, 그 뒤는 손오공, 저팔계는 세 번째 자리에 서죠.

전국에 남아 있는 돼지 관련 지명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돼지와 관련된 지명은 전국에 총 112개가 있어요. 그중 전남이 27개로 가장 많고, 이어 경남 21개, 전북 16개, 경북 13개, 충남 9개, 충북 7개, 제주·강원 각 5개, 대전 3개, 울산·경기 각 2개, 광주·대구 각 1개 순입니다. 상대적으로 먹거리가 풍부하고, 가축으로 돼지를 많이 기른 남쪽에 주로 분포하고 있죠. 전북 김제시 ‘사직’, 경북 울진군 ‘돗진’, 충남 당진시 ‘이배산’ 등 하늘에 제사 지내기 위한 제물로 돼지를 사용해 유래된 지명이 많습니다. 반대로 경북 의성군 '도직골', 경북 문경시 '돌마래미', 강원 삼척시 '돗밭골', 충남 서천군 '돼지골'등은 돼지가 자주 나타나 농작물 피해를 입힌 데에서 유래했죠. 또 경남 창원시 ‘돝섬’, 충남 보령시 ‘도투머리’, 충남 태안군 ‘둔두리’는 마을 모습이 돼지나 돼지머리처럼 보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복과 재물 불러오는 돼지

고구려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돼지는 중요한 제물로 쓰이고 있어요. 산신제부터 개업식까지 다양한 제의에서 상에 돼지 머리를 올리거나 통째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돼지가 그려진 부적이나 돼지 그림을 건물 벽에 걸기도 합니다. 또 ‘정월 상해일(上亥日, 첫 돼지날)에 장사를 시작하면 좋다’는 말도 있죠. 이런 풍습은 돼지가 새끼를 빠르게 많이 불리는 것처럼 재물이 빨리 늘고 사업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또 한자로 돼지를 돈(豚)이라고 쓰는데, 이게 돈(金)과 음이 같아서이기도 하답니다. 이런 상징은 돼지저금통에서도 볼 수 있죠.

주로 1970~80년대 이발소의 번성을 위해 걸었던 돼지 그림. 많은 새끼 돼지들을 품고 있는 어미 돼지는 다산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복(손님)이 많이 오기를 바랐다.

주로 1970~80년대 이발소의 번성을 위해 걸었던 돼지 그림. 많은 새끼 돼지들을 품고 있는 어미 돼지는 다산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복(손님)이 많이 오기를 바랐다.

혹시 아빠나 엄마가 돼지꿈을 꿨다며 복권을 사거나 하는 걸 본 적 있나요. 한국에서는 용꿈과 더불어 돼지꿈이 좋다고 하는데요. 상상의 동물인 용은 왕권의 상징이자 권력을 나타내 태몽으로는 용꿈을 치고, 돼지꿈은 돈 버는 꿈이라고 합니다, 돼지를 붙잡거나, 남의 집 돼지를 자기 집으로 끌고 오거나, 새끼를 낳는 것을 보거나, 돼지가 따라오거나, 우리에 몰아넣는 등 돼지를 얻는 꿈을 꾸면 재물이 생긴다고 하죠. 단, 돼지꿈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돼지가 죽거나 병들고 발톱으로 자신의 얼굴을 할퀴거나 하면 나쁜 꿈이래요.

경남 창원시 성주사 대웅전 입구에 놓인 돼지 석상.

경남 창원시 성주사 대웅전 입구에 놓인 돼지 석상.

돼지를 풍수지리에 이용한 예도 있습니다. 경남 창원시 성주사에 가면 대웅전 입구에 돼지 석상이 놓였는데,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대략 100년은 됐을 거라고 해요. 성주사는 뱀과 관련이 있는 절인데, 십이지에서 뱀은 음양오행 중 불(火)을 의미하죠. 이와 상극으로 물(水)을 뜻하는 돼지를 통해 뱀을 제압하려는 의도였다는 설명입니다.

돼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것과 달리 돼지가 더럽고 게으르고 우둔하게 그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주로 인간들의 오해가 만들어낸 거예요. 특히 ‘돼지는 우리가 더러운 줄도 모른다’ ‘돼지는 흐린 물을 좋아한다’‘(집이) 돼지우리 같다’는 등 더럽다는 편견이 많죠. 몸에 진흙이나 배설물을 묻히고, 체내의 모든 수분을 소변으로 배설하는 통에 더럽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체온 유지를 위한 돼지의 습성이에요.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키우면서 돼지우리 바닥에 축축하게 쌓이는 배설물을 제대로 치워주지 않는 탓이 크죠. 공간을 충분히 주면 돼지는 잠자리와 화장실, 휴식 공간을 가려서 사용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을 인터뷰한 뒤 전주역사박물관의 '돼지몽' 특별전을 둘러봤다. 왼쪽부터 천진기 관장, 김정연·김시은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은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을 인터뷰한 뒤 전주역사박물관의 '돼지몽' 특별전을 둘러봤다. 왼쪽부터 천진기 관장, 김정연·김시은 학생기자.

또 ‘돼지처럼 먹는다’라거나 ‘일에는 굼벵이요, 먹는 데는 돼지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종일 게으르게 퍼질러 앉아 끝없이 먹기만 할 것 같은 돼지는 실제로는 일정한 양을 먹고 나면 그 이상 먹지 않아요. 잡식성이라 한 집에서 사람과 함께 살던 시절 사람이 먹다 남긴 것까지도 가리지 않고 잘 먹긴 했지만요. 돼지를 빨리 살찌우기 위해 일부러 많이 먹여놓고 그런 오해를 하면 안 되겠죠. 듣기 싫은 목소리로 노래하거나 시끄러울 때 흔히 쓰는 ‘돼지 멱따는 소리’라는 관용적인 표현 역시 문제가 있습니다. 멱을 딴다는 것은 목숨을 잃는다는 건데, 그런 상황이라면 그 누구도 조용히 있을 수 없을 거예요.
둔해 보이는 체형 탓인지 머리가 나쁠 것 같다는 얘기도 합니다. 흔히 돼지 하면 떠오르는 짧은 목과 다리, 타원형의 몸은 인간들이 고기를 얻기 위해 체형을 개량한 결과입니다. 실제 돼지의 지능은 IQ 75∼85 정도로 3∼4세 아이와 비슷해요. 훈련을 받으면 반려견처럼 몇 가지 동작을 할 수도 있죠. 발달한 후각을 이용해 고대부터 귀하게 여긴 송로버섯을 찾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새 반려돼지를 키우는 사람도 있죠.

돼지띠 스타

돼지띠 스타

자, 먹는 것 이상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에 스며들어 있는 돼지를 만나 본 소감은 어떤가요. 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먹이고 입힌 가축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신성한 제물로 쓰인 것뿐 아니라, 최근에는 공업원료나 의학 실험에도 사용되고 돼지 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등 돼지의 잠재력은 지금까지 계속 발산 중이죠. 2000년이 넘도록 사람들의 곁을 지키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남김없이 준 돼지야말로 우리들의 친구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부와 복을 가져온다는 돼지와 함께 2019년을 풍성하게 채워나가 볼까요.

가족과 함께 갈 만한 돼지 전시

행복한 돼지 전시 포스터

행복한 돼지 전시 포스터

행복한 돼지
역사와 민속에 나타난 돼지의 상징과 의미를 조명하는 국립민속박물관 새해 특별전. 프롤로그, 1부 지켜주다, 2부 함께 살다, 3부 꿈을 꾸다, 에필로그로 구성해 돼지 관련 유물과 사진·동영상 등 약 70여 점을 전시한다. 제주도의 돼지 변소 돗통시를 재현한 포켓 공간도 마련됐으며, 기념엽서에 새해 소망을 적고 돼지 스탬프를 찍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장소: 서울 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Ⅱ
기간: 3월 1일까지

돼지몽 전시 포스터

돼지몽 전시 포스터

돼지몽
전주역사박물관에서 2008년 쥐띠해부터 매년 진행해 온 열두 띠전의 마지막 전시. 야성의 화신 멧돼지부터 돼지해 인물까지 돼지띠 이야기를 총 50여 점의 유물을 통해 전한다. 청동기로 만든 솥형태의 제기 시정(豕鼎), 재물과 복을 불러온다는 산돼지를 그린 민화 산돈도 등이 시선을 끈다. 또 돼지저금통과 배지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장소: 전주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기간: 2월 24일까지

학생기자 취재 후기

제가 태어난 2007년이 황금돼지띠가 아니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다른 곳에서 계속 황금돼지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아니라니 뭔가 사기 친 것 같았죠. 인터뷰를 통해 쌍춘년이 있었고, 2007년을 황금돼지라고 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또 돼지에 대해 많이 배워 좋았어요. 나중에 쌍춘년일 때 돼지띠가 오면 또 황금돼지라고 할지 궁금합니다.     -김시은(군포 당정초 5) 학생기자

돼지가 엄청 많이 먹어서 살이 찐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먹여서 살이 찐 거라는 점, 돼지는 깨끗한 동물이지만 사람들이 깨끗하게 키우지 않아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라는 점 등 편견을 버리게 된 인터뷰였어요. 또 제가 돼지띠인데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중요시한 동물이 돼지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약간 뿌듯하기도 했죠. 고고학자가 꿈이라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천진기 관장님을 만나고 민속학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김정연(서울 월곡초 5) 학생기자

로우틴을 위한 신문 ‘소년중앙 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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