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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결핍어린이 약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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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주의력이 지나치게 산만하고 행동이 충동적이며 학습능력이 지능지수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아동·청소년들은 일단 「주의력결핍장애」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대한 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는 「주의력결핍장애」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22일 서울대병원에서 개최했다.
조수철 서울대의대교수(소아정신과)는 『성장과정에 있는 학령기아동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주의력이 산만한 것이 보통』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주의력결핍장애의 주요 증세를 6개월이상 지속적으로 보이면 전문의와 상의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의력이 산만하면서 머리에 비해 성적이 너무 좋지 않거나 유독 특정 과목을 못하는 경우 「위험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
조교수는 다른 과목은 비교적 잘하는 편인데 비해 ▲「산수」 등 특정 과목만 유별나게 못 한다든가 ▲「q」과「ㅍ」,「b」와「p」 「d」를 혼동하거나 ▲맞춤법 실력이 형편없는 경우를 예로 들였다.
주의력결핍장애는 학령기 아동의 약5%에서 발생하지만 지역에 따라 최고 20%의 높은 발병 빈도를 보이기도 한다는 것. 이 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중·고교때 학습장애가 계속되며 성인이 되면 과속운전을 좋아해 사고를 내거나 절도 등 범죄에 빠질 우려도 있다는 것.
국립정신병원 장경준박사(소아·청소년정신과)는 『주의력결핍 장애아동의 뇌파를 검사해보면 서파(느린 파장)가 크게 증대돼 있고 후두부에서 알파파의 발달이 덜 돼 있는 등 기질적 결함이 발견되는 수가 많다』고 밝혔다.
대개 7세 이전에 발생하는 이 장애는 ▲임산부의 임신 또는 출산때 가벼운 뇌손상·합병증 ▲부모의 알클중독·납중독 ▲식품첨가제의 과잉섭취 등이 원인이 된다.
홍강의 서울대의대교수(신경정신과)는 『이를 고치기 위해 약물치료를 하면서 부모가 학습장애를 도와주되 지나친 억제·간섭을 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추신경 흥분제를 2∼6주간 복용시키면 70∼80%정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그래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항우울제를 2차적 치료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들 약품은 암페타민 등 마약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나 어린이들은 높은 적응력이 있기 때문에 약물 남용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게 특징이라는 것.
다만 수면장애나 식욕감소 등의 증세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야간복용은 좋지 않고 주말·휴일·방학중엔 학교가는데 따르는 스트레스가 없으므로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조교수는 부모들의 장애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이중 약 3분의2에 해당되면 병원을 찾아보도록 권했다.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몸을 비비 꼰다 ▲질문 내용을 채 듣지 않고 멋대로 대답한다▲심부름 등 지시에도 중간쯤 듣고 반응을 보인다 ▲게임 중 자기 순서를 못 기다리고 안달한다 ▲놀이나 관심있는 목표를 빈번히 바꾼다 ▲말이 많다 ▲말참견을 잘 한다 ▲숙제 등을 잘 잊어버린다 ▲연필·장난감 등을 잘 잃어버린다 ▲외부자극에 민감하다 ▲위험한 장난에 스릴을 느낀다. <김영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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