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조국 운영위 출석 요구는 정치공세…靑 직원들 엄격하게 처신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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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데 대해 “저는 민정수석이, 더구나 피고발인 신분인데 출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의) 정치 공세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이나 민생에 관한 법안들이 또 발목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출석을 하도록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여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여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마지막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90분간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국회 운영위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에선 홍영표 원내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 청와대에선 임 실장 등이 오찬에 불참했다.

가1일 오전 문재인대통령 초정으로 청와대 인왕실에서 여당지도부 오찬 간담회가 열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가1일 오전 문재인대통령 초정으로 청와대 인왕실에서 여당지도부 오찬 간담회가 열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과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가 맞물려 있다는 한병도 정무수석의 보고를 받고 해당 법의 연내 국회 통과를 위해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을 지시했다. 국회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 시기에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것은 조 수석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원활하게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에서도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새해에도 당·정·청 간의 협의는 정책에 있어서 뿐 아니라 정무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더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직원들에게는 “더 엄격한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처신은 물론 언행조차 조심해야 한다”며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 생중계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와대는 국정을 총괄하는 곳으로, 국민들은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 직원들이 어떤 부처나 기관보다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보듯 또 살얼음판을 걷듯 자중자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1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이 2018년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1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이 2018년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시민 폭행,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적발, 비위 의혹에 따른 특별감찰반 전원 교체 등 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에 오른 만큼 집권 3년차를 맞아 자세를 바로하고 긴장감을 갖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일이 손에 익게 되면 요령이 생기고 긴장이 풀어져서 일을 관성적으로 하게 된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의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교차하는 날선 느낌처럼 초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치지 말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권의 선의로 권력 기관의 운용을 개혁하는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개혁은 더 많은 개혁의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며 “그렇다고 지치거나 낙담하지 말고, 그 요구에 응답해 또박또박 할 일을 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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