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그릴 만드는 기업서 산소마스크 내놨다…친환경 역발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인터뷰 이진희 자이글 대표 기술력 하나로 시작해 10년 만에 매출 825억원 규모로 성장한 회사가 있다. 지글지글 실내에서도 냄새·연기 없이 요리하는 에코 그릴을 생산하는 기업 ‘자이글’이다. 이 회사가 최근 웰빙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면서 이달 말 ‘ZWC 오투마스크’를 내놨다. 산소를 피부에 공급하는 미용 기기로 31일에는 홈쇼핑에서 론칭 이벤트도 한다. 제품 연구와 개발, 임상에 아낌없이 투자해 그 탄생 배경을 두고 관심이 집중된다. 자이글의 이진희 대표를 만나 제품의 개발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들었다.

국내 최초로 산소 미용 마스크를 개발한 이진희 대표. 그는 ’목 등 다른 신체 부위나 집 전체에 청정 산소를 공급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산소 미용 마스크를 개발한 이진희 대표. 그는 ’목 등 다른 신체 부위나 집 전체에 청정 산소를 공급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소 마스크라니 조금 생소한데.
“그릴을 만드는 회사에서 산소 마스크라니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자이글이 웰빙 기업으로 기업 목표와 정체성을 전환한 지는 꽤 됐다. 자이글 그릴 역시 냄새와 연기가 나지 않는 친환경 에코그릴이다. 깨끗한 공기라는 공통분모로 시너지를 내는 아이템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산소를 공급하는 제품을 생각하게 됐다.”
기존의 산소 발생기와 어떻게 다른가.
“제품을 개발하면서 살펴보니 지금까지의 산소 발생기는 의료용과 산업용이 다였다. 의료용은 자가 호흡이 어려운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제품이다. 산업용으로는 찜질방 등에 있는 산소방을 떠올릴 수 있다. 숲속에 가면 피부가 촉촉해지고 코가 뻥 뚫리며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때 산소가 큰 역할을 한다. 집에서도 이런 환경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먼저 피부에 집중적으로 산소를 공급해주는 미용 기기를 개발하게 됐다.”
경쟁 상품은 없었나.
“시중에 나와 있는 유사한 상품이 없었다. 자이글을 만들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참고할 만한 제품이 없다 보니 맨땅에 헤딩하듯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어느 정도의 농도로 얼마나 오래 노출시켜야 가장 효과가 좋은지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했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 피부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여러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어 연구를 진행하고 원천 기술도 인수했다.”
제품 개발 과정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산소를 발생시켜 얼굴에 공급하면 피부가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투자했다. 함께 개발한 화장품과 산소 마스크의 사용 효과 측정을 대한피부과학연구소에 의뢰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두 가지를 함께 사용했을 때 피부 탄력과 주름, 모공 개선 정도를 포함해 40여 가지를 테스트했다. 다행히 모든 결과가 긍정적이었다. 주름이 줄고 파인 피부가 회복됐다. 피부 속 기미까지 개선됐다. 산소의 효과가 확실히 나타난 것이다.”
산소 마스크의 사용 방법은.
“산소 마스크는 자이글의 헬스&뷰티 케어 브랜드인 ZWC에서 생산한다. 제품은 산소를 발생시키는 산소 발생기 본체가 있고 얼굴에 착용하는 플라스틱 마스크가 있다. 산소 발생기는 외부의 공기를 끌어와 산소 농도를 증폭시켜 배출하는 기계다. 이 본체와 마스크를 연결하면 안쪽 구멍에서 산소가 나온다. 단계별로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 1분에 1~3L씩 15~30분 정도 분사된다. 쉽고 간편하다. 호흡기로 산소를 마시면서 피부에도 공급해 상쾌한 느낌이 든다.”
과도한 사용으로 생기는 문제는 없나.
“고농도 산소에 대해 우려하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계에서 50~90%의 고농도 산소가 나와도 분사되는 순간 공기와 섞여 희석된다. 이렇게 순화된 산소를 마시기 때문에 고농도 산소에 대한 우려는 하지않아도 괜찮다. 임상 결과에서도 안전문제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이 정도의 산소 공급만으로도 피부 상태가 개선된다는 것이 증명돼 의미가 크다.”
화장품도 함께 사용해야 하는 건가.
“자체 개발한 세럼을 바르면 내부 물질이 산소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임상도 이 세럼을 바르고 난 뒤 산소 마스크를 사용했을 때를 중심으로 측정했다. 여기에는 70여 가지의 물질이 들어 있으며 그 안에 산소수와 탄력 개선 18종 원료 등이 포함됐다. 세럼 자체만으로도 효과가 있는데 따로 진행한 임상에서 피부 탄력과 주름에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이후의 제품 개발 방향은.
“지금은 얼굴 마스크를 먼저 출시했지만 향후 LED가 추가된 마스크도 생각 중이다. 임상 결과 목 등 다른 부위도 산소 공급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또한 연구 중이다. 탈모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산소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론칭할 예정이다. 산소를 에어컨처럼 집 안 전체에 공급하는 시스템 상품도 구상 중이다.”
산소 마스크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요즘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다. 산소는 피부 건강은 물론 흡연자의 호흡기 건강에도 좋다. 수험생의 집중력 향상이나 직장인의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ZWC오투마스크가 온 가족이 사용하는 웰빙 제품이 됐으면 좋겠다. 나아가 자이글과 ZWC가 웰빙 기업, 웰빙 브랜드로소비자에게 인식되기를 바란다.”

글=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자이글(제품) 제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