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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판타지 속 판타지를 찾아서 12화. 산타클로스

중앙일보

입력

믿고 있나요, 오늘 밤 산타 할아버지가 올 거라고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산타. 사실 동화작가가 창작한 모습이지만, 이를 믿는 이가 많다면 진실이 될 것이다. [중앙포토]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산타. 사실 동화작가가 창작한 모습이지만, 이를 믿는 이가 많다면 진실이 될 것이다. [중앙포토]

매년 12월 말이면 세계 각지의 많은 아이들이 가슴을 두근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빨간 옷에 거대한 보따리를 짊어진 손님. 바로 산타클로스죠. 산타클로스는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르며 빨간 옷을 입고 모자를 쓴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등에는 큰 보따리를 짊어지고 있는데, 그 안에는 착한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선물이 가득 담겨 있다고 하죠. 북극에 산다는 산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거대한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하늘을 질주하며 굴뚝을 통해 들어가 아이들의 머리맡이나 거실에 놓여 있는 양말에 선물을 넣어주고 떠난다고 해요. 순록은 본래 1마리였지만, 8마리로 늘어났고 빨갛게 빛나는 코를 가진 루돌프가 선두에 서게 되면서 9마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산타 모습이 세계 전역에 알려지게 된 것은 한 광고 덕분이었습니다. 오래전 산타와 똑같이 빨간색과 하얀색의 로고를 사용하는 모 콜라 회사에서 산타를 내세운 광고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게 널리 퍼져서 듬직한 체격에 빨간 옷을 입은 산타가 세계 전역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죠. 연말이나 연초에 선물하는 풍습은 예로부터 세계 각지에 존재했으며, 그 형태도 달랐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산타클로스 같은 인물이 선물을 전해주지만,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닌 경우도 많으며, 이탈리아에서는 산타가 아니라 마녀가 와서 착한 아이에게 과자를 준다는 전설도 있으니까요.

영국의 산타클로스는 본래 녹색의 옷이었고, 러시아에서 산타클로스에 가까운 캐릭터인 제드 마로스(마로스 할아버지)는 파란 옷을 입고 있다고 해요. 북쪽의 아이슬란드에서는 유르란즈라고 불리는 13명의 요정이 있어서 12월 12일부터 매일 같이 산에서 내려와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고 크리스마스에 돌아간다죠. 그야말로 각양각색 나라마다 지역마다 산타의 모습은 천차만별인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것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산타입니다. 남반구에서 크리스마스는 여름이라서 산타도 여름에 다닐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바다로부터 서핑하면서 온다고 해요. 정말로 정열적인 모습이죠.

일반적으로 산타클로스는 착한 아이에게만 선물한다고 하는데, 때로는 나쁜 아이에게 벌을 주는 산타클로스도 있습니다. 독일에는 쌍둥이 산타가 있어서 검은 산타가 나쁜 아이들을 잡아간다고 하며, 이탈리아의 마녀 산타는 나쁜 아이에게는 과자 대신 석탄을 던진다고 하죠.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산타의 모습은 여러 작가나 광고를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사실 산타 이야기에도 시작은 존재합니다. 4세기경 동로마의 외진 곳에 살던 니콜라우스라는 성직자가 그 주인공이죠. 어느 날 길을 걷던 그는 가난한 나머지 세 딸을 노예로 팔아넘길 처지에 놓인 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을 측은하게 여긴 니콜라우스는 그날 밤 그 집의 창밖에서 금화를 던졌죠.

그때 난로에 양말이 걸려 있었는데, 니콜라우스가 던진 금화가 양말에 들어갔다고 해요. 여기서 한밤에 양말에 선물을 놓고 간다는 전설이 태어난 것입니다. 이후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산타클로스라는 이름이 태어났고, 연통을 타고 몰래 들어간다거나, 빨간 옷을 입었다거나, 크리스마스이브에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날아온다는 등의 이야기가 생겨났습니다.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이 천 년이 넘게 이어져 아름다운 전설로 승화된 것이죠.

전설 속의 산타클로스가 정말로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연말이 다가오면 수많은 아이가 산타를 기다리며 착한 일을 하고, 어른이 산타를 대신하여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요즘은 산타가 정말로 있다고 믿는 아이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핀란드 북쪽에 있는 산타 마을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보내진 많은 아이의 편지가 도착하며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수많은 산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미국의 전략공군사령부 노라드(NORAD)에서 전 세계를 날아다니는 산타를 추적하며, 캐나다 공군은 아예 산타를 호위하는 전투기를 출격시킨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 밤새도록 진행되는 힘든 일이지만, 수없이 많은 조종사가 자원하여 참여한다고 하죠.

물론, 이들은 진짜 산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산타를 믿고 만나고 싶은 아이들을 위해서 나선 어른들의 일이니까요. 산타가 정말로 있다고 믿는 아이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꿈과 바람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나선 어른들…. 그러한 이들의 마음이야말로 정말로 산타가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여러분의 곁에 진짜 산타가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세상이 더욱 평화롭고 행복해지기를. 메리 크리스마스.

글= 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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