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P 아슬아슬 어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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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미 양국 중앙은행 총재의 잇따른 금리 인상 시사로 코스피 1200선이 위협받고 있다. 13일에도 증시 급락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펀드 환매 사태나 기관의 대량 손절매(로스컷)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량 환매를 걱정할 때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펀드 환매 사태는 기우= 한국투자증권이 주식형 펀드의 평균 가입 지수대를 조사한 결과, 펀드 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은 1200~1230선으로 분석됐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평균적으로 투자 이익을 까먹은 것은 물론 원금까지 손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펀드 환매 사태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이 증권사의 시각이다. 과거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시작된 것은 코스피 지수가 고점을 찍고 20~40% 정도 하락하는 시점에서 나타난만큼 이번에도 최소 1150선 아래로 떨어져야 환매 압박이 가시화한다는 것이다.

한국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은 "예전에 비해 금리가 크게 떨어졌고 부동산 투자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졌기 때문에 실제 환매 압박이 나타나는 지수대는 1150선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며 "특히 거치식 투자가 주류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적립식 투자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대량 환매 사태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기관 손절매 강도도 약할 듯= 증시 조정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기관투자자들의 '로스컷 주의보'가 발령됐다. 로스컷(loss cut)이란 일정 비율 손실이 나면 주식을 팔아 추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는 투자기법.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손절매에 나설 경우 '지수 하락→손절매→지수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400대에서 매수에 나섰던 기관들은 지수가 1300선 아래로 내려온 7일부터 일부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가가 1200선 아래로 떨어질 경우 대량의 손절매 매물이 쏟아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의 로스컷 물량은 크지 않아 지수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기관은 3일 연속 '사자'에 나서는 등 매도보다 매수에 치중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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