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이명박 대리인은 수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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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13일 "나보고 대리인이니 대리전이니 하는 것은 끔찍한 수모"라고 말했다.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이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당내 일각에서 당 대표 선거를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2002년 이 시장의 선대본부장과 서울시장 인수위원장을 맡이 대표적인 '친 이명박 인사'로 분류돼왔다. 따라서 내달 열리는 당 대표 경선는 이 시장의 지원을 받는 이 원내대표와 박 대표의 지원을 받는 후보간의 '대선 대리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신한국당에 들어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천을 받고 이회창 전 총재와 정치를 함께 했다"며 "계보나 대리인으로 정치할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대리전이라고 쓰면 기사가 재미있을지 몰라도 내게는 끔찍한 수모"라며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민주화 운동을 해왔는데 누구를 대리할 나이며, 그런 경력밖에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시장의 대리인이라고 하는 것은) 나로서는 참울 수 없는 수모"라며 "내가 대리한다면 한나라당의 대리인이고 계보가 있다면 대한민국계"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누구보다도 공정하게 대선 경선을 관리하겠다"고 밝혀왔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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