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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의 꽃' 경마의 그림자

중앙일보

입력

스포츠(레이스)와 오락(베팅)이 결합돼 '레저의 꽃'으로 불리는 경마.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연인원 1천6백만명이 경마장을 찾고 매출액만도 7조6천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잊혀질 만하면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해 복마전(伏魔殿)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1992년 오늘 일어난 사건도 그중 하나. 이날 검찰은 승부 조작혐의로 한국마사회 소속 현역기수·조교사 등과 경마브로커등 8명을 무더기 구속했다. 게다가 검찰의 조사를 받던 마사회 소속 조교사 두명이 잇따라 자살하고 그들의 자살 배후에 폭력조직이 개입되었다는 의혹을 일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대안으로 개인마주제가 도입되기도 했지만 경마장 주변 비리는 심심치 않게 신문지상에 오르내렸다.

정확하게 1년뒤인 지난 93년 9월 26일에도 경마장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마권액 16억6천만원이 걸린 우승 예상마가 출발직후 중심을 잃는 바람에 기수가 떨어진 상태에서 혼자 달려 2위로 골인했으나 실격처리 되자 이 말에 돈을 건 관람객 등 3천여명이 "승부가 조작됐다"며 경마장 집기를 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3시간여 동안 난동을 부린 것이다.

스포츠·게임·도박 3요소가 종합된 이벤트로서의 경마가 아직 우리에겐 여전히 도박일 뿐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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