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 목사 평양 기자회견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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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익환씨 인사=우선 제가 어리둥절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연두 신년사에서 저를 불러주셨고 그리고 이번에 와 있는 동안에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시고 이틀에 걸쳐 7시간 이상 저에게 시간을 허락해주셔서 제가 처음에 올 때 말했던 것처럼 입으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눈으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주셨던 김일성 주석님께 무엇보다도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 와서 묵고있는 동안에 꼭 이틀 저녁은 한순간도 눈을 붙이지 못하고 이 중대한 책임 앞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성의와 생각과 마음을 모아서 회담에 임했습니다.
이번에 올 때 사실은 큰 성과를 생각한 것은 아니고 경색되어 가고 있는 남북관계를 풀 수만 있었으면 그것으로 제 사명은 다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왔습니다.
그러나 좀더 욕심을 부려서 남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 전개되고 있는 일들, 그것을 심도 있게 직접 북쪽의 당사자들에게 전해야 되겠다,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듣고 이해하고 있던 북쪽의 문제들을 정말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심도 있게 이해함으로써 북쪽의 인민들과 남쪽의 민중들이 근 50년에 걸친 민족 분단이라고 하는 이 치욕을 하루속히 쓸어버리는데 기여 할 수 있었으면, 말하자면 진정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의도였습니다.
그러나 와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한 주일 밖에 안됩니다 만은 상당히 많은 성과를 다 올렸다고 생각을 하고 저로서는 분에 넘치는 민족사적인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질문을 여러 가지 하실테니까 그러한 심정으로 왔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으로서 제 이야기를 일단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노동 신문사 기자입니다. 저는 먼저 문익환 선생이 이번에 평양을 방문하신데 대해서 우리 신문사 편집원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열렬히 축하합니다.(장내박수)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선생이 이번 평양방문에서 얻은 성과가 무엇이냐고 생각하는지 이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문익환=우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고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제가 판문점을 통해서 오지 못해서 참 천만유감이지만 또 어쩌면 판문점을 통하지 못하고 돌아가겠습니다. 전 참 유감이지만 아무튼 민간차원에서 처음으로 제가 길을 트고 이제 돌아가겠습니다. 이것은 이 성과는 아직 반밖에 이루어지지를 않았습니다. 제가 서울로 돌아가서 붙잡혀 들어가면 미완성 성과가 되겠습니다. 사실 붙잡혀 들어가는 것은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저는 오히려 감옥을 즐기는…여기에 신경을 안씁니다 만은 그러나 이번만은 붙잡혀 들어가지 않고 서울에… 간절히 바라고 남한 당국에서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도 이것을 바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 이것도 미완성 성과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당국 대 당국, 국회 대 국회의 교류와 대화 이전에 민간차원의 대화가 앞서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여기 와서 오늘 서명을 했습니다 만은 거기에서 무슨 사실 어떤 법적인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 민중의 시대에 인민과 민중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방향을 밝히는 그런 토론을 하는 것이 당국 대 당국, 국회 대 국회, 여기에 앞서야 된다고 하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그런 많은 각 방면에 걸친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 점진적으로 얻어지는 어떤 결론 그것을 걸러서 공식화하는 일은 국회 차원에서나 당국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민간차원의 대화는 굉장히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소련신문 이즈베스티야 독자들이 보내는 인사를 전달합니다.
그러면서 선생께 한두 가지 물음을 제기하려고 합니다.
첫째 질문은 선생은 조선의 통일이 얼마나 빨리 실현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시는지, 둘째는 최근 남조선 당국이 문익환 목사 선생이 조선을 방문하였다는 것으로 처형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는데 대담하고 용감한 선생은 이와 같은 당국의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익환=제가 처음 조국 평화통일 위원회에서 말씀드릴 때 분단 50년을 넘기는 것은 민족의 치욕이다 그렇게 말했습니다.
얼마나 못 만났으면 50년이나 통일을 못하고 살 것이냐, 50년 넘기지 맙시다 했더니 아주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주석님 만나서도 제가 한 첫마디가 바로 그것입니다.
분단 50년은 넘기지 맙시다. 그것은 1995년 그래서 저의 어머니가 지금 1895년생이신데 어머니 1백세 되기 전에 기어코 통일을 이룩해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성명서에도 있듯이 국제정세도 북조선에서도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어서…주체 역량이 발휘된다면 1995년까지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도 이루도록 경주해야될 것이 아닌가, 그러노라면 95년 이전이라도 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연방제 통일안에 있어서 너무 완벽한 통일에 이르기 전에 최소한도 유엔에 단일 가입이라도 우리가 한나라 한겨레라고 하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할 수 있는 그런 선에 연방제라고 하는…그 기간에도 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한에 있는 정부가 사실 대단히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정말 유감입니다. 저는 어떻게 경색된 것은 뚫어서 남과 북의 두 당국이 훨씬 더 활발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고 싶었는데 오히려 사태를 경화시킨 것이 아닌가 싶어서 굉장히 제가 괴롭고 유감스럽습니다.
처형 저는 별로 신경을 안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교도소 체질입니다.
-중앙 통신사 기자입니다.
남조선 당국자들이 국가 보안법에 걸어서 지금 체포하겠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문익환=잘못된 법은 얻어맞아 터지면서 깨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할겁니다. 저를 잡아넣으면 또 들어가서 징역살면서 그러면서 민족 문제 풀려고 평양에 왔다갔는데 왜 집어넣었소 하고 인민들이 일어나죠 그런 식으로 국가 보안법이라고 하는 것에 깨는 작업을 해야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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