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밀리자 불만 … 경기 사흘 전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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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기를 불과 사흘 앞두고 팀을 떠난 오토 피스터(사진) 토고 대표팀 감독에 대한 토고 국민의 원성이 높다.

피스터 감독은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선수들이 수당 문제로 훈련을 보이콧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선수들을 원망할 생각은 없다"며 "출전수당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축구협회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지 소식통들은 자신의 임금 체불에 불만을 품고 감독직을 버린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피스터 감독이 토고 대표팀을 맡는 대가로 얼마를 받기로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토고축구협회가 선수들에게 약속했던 출전수당 12만 유로에 승리수당 3만 유로였던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 감독인 그에게는 그 이상의 수당을 약속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구 540여만 명인 토고의 1인당 국민소득은 382달러(약 36만원). 피스터 감독은 이 가난한 나라의 감독을 맡으면서 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도망치듯 빠져나와 대사를 그르쳤다는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독일 출신인 피스터 감독은 올해 69세로 독일 월드컵 감독 중 최연장자였으며 '괴팍한 백발의 감독'이란 평대로 평소에도 돌출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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