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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홀린다 '신의 발' 이름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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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브라질 호나우지뉴

'피(국적)'를 제외한다면 월드컵의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의 숨막히는 묘기를 지켜보는 것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보여준 현란한 페이크와 반박자 빠른 슈팅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 새로운 대회는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기 마련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의 플레이메이커 호나우지뉴가 월드컵 MVP에 가장 근접해 있다.

수비수는 물론이고 관중까지 어지럽히는 현란한 드리블과 보지 않고 찔러주는 노 룩(no look)패스, 자로 잰 듯 정확한 슈팅 등 호나우지뉴의 테크닉은 지구 수준을 뛰어넘었다. 때문에 그에게는 '외계인'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그의 소속팀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2연패하고 2005-2006시즌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것은 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FIFA는 그를 2004.2005년 연속 올해의 선수로 선정했고, 자그마치 1억2500만유로인 그의 몸값은 호나우두.카를로스 등 쟁쟁한 대표팀 선배들을 제치고 현재 세계 최고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월드컵이 '호나우지뉴의 월드컵'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이 불투명한 게 변수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공격수를 꼽으라면 티에리 앙리를 적어도 세 손가락 안에는 꼽아야 한다. 육상선수 출신인 앙리는 축구화를 신은 가장 빠른 선수로 평가받는다. 일본에서는 그의 달리기만 전문적으로 분석한 '앙리 주법'이라는 책까지 나왔을 정도다. 1m88cm의 장신임에도 스피드와 유연함, 슈팅의 정확성 등 스트라이커에게 필요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감아차는 특유의 슛은 특히 위협적이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는 공.수의 핵심 스티븐 제라드를 주목해야 한다. 칭찬이 헤프긴 하지만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제라드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완벽한 축구선수"라고 극찬했다. 대표팀 동료 마이클 오언은 "대단한 운동신경의 소유자며, 빠르다. 그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제라드를 평했다. 그가 프랭크 램퍼드와 구축하는 잉글랜드의 미드필드진은 어느 팀보다 두텁고 위협적이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영락없는 마라도나 판박이다. 작은 키(1m69㎝)이지만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갑작스런 방향전환과 빼어난 드리블, 정교한 왼발킥 등으로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스타로 떠오른 점도 마라도나를 닮았다. 그는 2005년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20세 이하) 때 7경기에서 6골을 터뜨려 MVP와 득점왕을 석권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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