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수능 난이도 예측 실패 인정…초고난도 문제 지양할것"

중앙일보

입력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성기선 교육과정평가원장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일부 문제 난이도 조절 실패 관련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성기선 교육과정평가원장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일부 문제 난이도 조절 실패 관련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번 수능의 난이도 예측 실패를 인정하면서 수험생에게 사과했다. 국어 영역에서 나온 것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향후 출제를 지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성기선 평가원장은 4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채점결과 브리핑을 열고 "출제를 담당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전국의 수험생, 학부모님, 일선 학교 선생님들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이번 수능에서 출제위원단의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국어영역의 경우 지문 및 문항의 길이가 너무 길고 내용이 어렵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많았던 국어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의 출제를 지양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 원장 및 이창훈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수능 만점자는 몇명인가
작년에는 15명이었는데, 올해 만점자는 9명이다. 재학생이 4명, 재수생이 5명이다.
국어 31번같은 문제 지양하겠다고 했다. 내년엔 어떤 방향으로 출제되나
전체적인 출제 기조는 유지한다. 다만 논란이 된 국어 31번의 경우 상당히 긴 지문이 나오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사고 단계가 상당히 복잡했다. 이와 같은 과도하게 긴 지문과 복잡한 문제는 적극 지양하겠다.
만유인력을 다룬 국어 31번은 이과에 유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어에서 과학 지문은 이과에 유리하고 인문 지문은 문과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다. 우리가 출제 단계부터 특별히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현재 31번 정답률을 분석해보면 특별히 이과에 유리하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영어가 지난해 대비 1등급이 줄어들었다. 어려운 시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인가
영어가 절대평가가 되면서 앞으로 쉬운 수능이 되지 않겠느냐는 평이 있었다. 그런데 절대평가라고 해서 쉬운 수능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다만 지난해 수능부터 올해 모의평가, 수능까지 1등급 비율에 변화가 좀 많았다. 우리가 보기엔 수험생의 시험 준비도, 시험을 보는 태도 등 특성이 상당히 중요한데, 출제진이 정확히 파악을 못했다고 본다. 향후 수험생 모집단 분석을 면밀히 하겠다.
수험생 분석에 왜 실패했다고 보는가. 향후에는 어떻게 분석하겠는가
우리가 출제위원, 검토위원이 예상 정답률을 정하는데 예측력이 일부 문항에서 미흡했다 생각한다. 영어의 경우는 학생들의 변화가 많았다. 작년에 1등급이 많이 나오다보니 올해 좀 가벼이 본 것이 아닌가 싶다.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준비도가 좀 떨어졌다고 본다. 학생들이 과거보다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었고, 시험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 앞으로 모집단 특성 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 학교 현장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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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1등급이 36.5%나 나왔다. 왜 이렇게 높아졌나
작년에 생각보다 1등급 비율이 높지 않았다. 우리가 추정하기로는 절대평가가 되면서 학생들의 학업 준비도가 좀 떨어졌다고 보는데, 작년에 1등급이 적게 나오니까 학생들이 학습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으로 생각된다. 학업 준비도가 높아지면서 1등급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한국사는 앞으로도 기본 소양을 확인하는 평이한 문제로 출제할 예정이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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