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 봉급 매년 인상은 NO…예산 절감 위해 격년제로 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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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2019년도 병 봉급을 동결하면서 해당 인상안에 대한 격년제 실시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이 매년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예산 절감 차원에서 격년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2022년에는 병사 월급이 병장 기준으로 67만6115원이 된다. [중앙포토]

2022년에는 병사 월급이 병장 기준으로 67만6115원이 된다. [중앙포토]

국방부 관계자는 3일 “최근 내부 논의에서 병 봉급을 2022년까지 격년제로 인상하는 데 뜻을 모았다”며 “매년 5%포인트 인상이 아닌 격년 10%포인트 인상을 통해서도 2022년까지 최저임금 50% 수준으로 병 봉급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2022년 병 봉급 목표를 2017년 최저임금(월급 135만2230원)의 50%로 설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7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해서 2018년 30%, 2020년 40%, 2022년 50%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게 단계적 목표였다. 이에 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격년제 인상안을 놓고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 등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발했지만, 정부는 원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2019년 1인당 병 봉급은 2018년(월 기준 이병 30만6100원·일병 33만1300원·상병 36만6200원·병장 40만5700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다음번 봉급 인상은 2020년에 이뤄진다. 국회에 제출돼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내년도 국방예산의 병 봉급 소요재원은 1조7291억원으로, 2018년 1조8140억원보다 849억원 줄어들었다. 정부 관계자는 “병사 한 명당 월급은 올해와 같지만 총인원 감소로 총액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자료 국방부]

[자료 국방부]

정부가 격년 인상안을 유지하기로 한 건 예산 절감 효과 때문이다. 국방부는 내부 논의에서 격년제로 10%포인트를 인상하면 매년 5%를 인상할 때보다 5271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최저임금 대비 30% 수준인 1인당 병 봉급에 매년 인상안을 도입하면 연차별 소요재원이 2019년 2조66억원, 2020년 2조1710억원, 2021년 2조3055억원, 2022년 2조3594억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격년 인상안의 경우 2019년 1조7291억원, 2020년 2조1710억원, 2021년 2조559억원, 2022년 2조3594억원이 투입된다. 매년 인상안과 대비하면 인상을 하지 않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2775억원, 2496억원 등 5271억원이 덜 투입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매년 인상과 격년 인상은 중간에 들어가는 예산은 다르지만 2022년에는 모두 원래 목표치인 2017년 최저임금의 50% 수준(병장 76만6115원·상병 61만173원·일병 55만2023원·이병 51만89만원)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절감된 예산을 병사 처우 개선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 봉급을 인상하지 않은 해에 이 금액을 특수지 근무수당, 함정 근무수당 등에 반영하겠다”며 “세부적인 처우 개선 방안은 추후 논의를 거쳐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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