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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락업소 주택가서 몰아내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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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형적인 주거지역이 불과 몇 년 사이에 룸살롱·성인디스코클럽·카바레·호텔·여관·퇴폐이발소 등에 둘러싸인 향락지대로 탈바꿈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스스로 향락문화를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14일 오후 7시 서울 YMCA강당에서 「향락문화 추방을 위한 결의대회」를 여는 서울 Y 시민자구운동본부는 계속해서 교회 및 여성단체들과 함께 퇴폐·향락문화의 실상을 파헤치면서 시민지도자 초청 간담회 개최, 향락문화 전달매체 감시단 조직과 운영, 대 정부 건의문 제출 등 다각적인 시민운동을 펴나갈 예정이다.
시민자구운동본부는 40여만 개에 이르는 전국 각종 향락업소의 연간매출액이 GNP의 5%에 이르는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현실에서는 남녀노소가 알게 모르게 향락문화의 수요자이자 그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널리 인식시키는 것을 그 첫 번째 과제로 꼽고 있다.
서울Y가 관악구 봉천 4, 6, 7, 10, 11동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9년 2월 현재 이 지역의 인삼찻집·카페·룸살롱·스탠드바·여인숙·호텔·안마시술소 등 접객업소는 3백 40개.
7개의 인삼찻집은 모두 커튼으로 가릴 수 있는 밀실과 접대부를 두고 있다. 1백 17개의 카페 중 90% 이상이 소위 「룸 카페」방식으로 밀실과 무급 접대부(고정급은 없이 고객의 팁만 받는 접대부)를 두고 변태영업을 하고 있으며 간판에 「아가씨 10명 대기」라고 써 붙인 경우도 있다.
또 39개의 이발소 중에는 이발사는 전혀 없고 여자 면도사가 손님을 맞는 경우도 있다.
이 지역의 만 20세 이상 남자 2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30% 이상이 유해환경이라고 응답한 항목은 룸살롱·카바레·안마시술소·스탠드바·여관·인삼찻집·터키탕·비디오상영업소·영화 및 연극공연 광고벽보·나이트클럽 등이다.
49%가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이용해 봤다고 밝혔는데, 주로 이용한 업소는 이발소(30%)·숙박업소(10%)·룸살롱과 스탠드바(각각 8%)·카페(7%)·인삼찻집(6%) 등의 순서.
한편 계속 늘고있는 향락문화환경에 대처하는 방안으론 ▲건전한 문화공간 확보(35%) ▲향락업소를 특정지역으로 몰아넣어 감시 및 통제강화(27%) ▲단속철저(20%) ▲자발적 지역주민운동 전개 (18%) 등을 제시했다.
시민자구운동본부는 14일 결의대회에서 시민·기업·언론에 향락문화추방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낭독하고 종로·명동·신촌·청량리·영등포 등 시내곳곳에서 가두캠페인도 벌인다.
시민에게는 ▲거주지역의 향락문화환경 고발 ▲기생관광을 제공하는 여행사의 차량 안 타기 ▲향락문화 전달매체에 광고하는 회사의 상품 안 사기, 기업에 대해서는 ▲건전한 접대풍토 정착 ▲직원들 스스로 향락업소 안 가기 운동, 언론에 대해서는 ▲향락풍조를 조장하는 프로그램 자제 ▲불법 직업소개소 및 향락업소 광고금지 등을 각각 호소할 예정이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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