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러시아 최고 부자서 교도소 소식 전하는 기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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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탈세 등의 혐의로 시베리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최고 부자'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사장이 기자로 변신한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5일(현지시간) 동시베리아 치틴스크주 크라스노카멘스크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호도르코프스키가 주 교정당국이 발행하는 신문인 '레조난스(반향)'의 기자로 활동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교정당국은 치틴스키주의 모든 교도소내 수감자 중 학식있는 사람들을 선발해 기사를 쓰도록 하며, 이 중 일부를 선별해 매주 레조난스에 싣고 있다. 이 신문의 발행부수는 1600부로, 수감생활의 애환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견해 등을 다룬 기사를 게재한다.

레조난스의 알렉산드르 폴루폴티늬 편집장은 "수감자들이 기사를 쓴다고 돈을 주지는 않지만 좋은 기사를 많이 쓰면 조건부로 조속히 석방되는 혜택도 있다"고 밝혔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올초 교도소 내에서 재봉사 실기시험에 합격한 뒤 재봉 일을 배정받았지만, 공부를 하고 싶다며 교도소 측에 청원서를 낸 바 있다. 그의 변호인은 호도르코프스키가 대학 졸업장을 2개나 갖고 있고 화학잡지에 보고서를 기고하기로 계약까지 체결했다는 점을 들어 정신노동 업무를 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지난해 9월 모스크바 항소법원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고, 올 3월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법원에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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