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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논술방] 공룡은 왜 멸종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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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가> 이미 지구상에서 멸종해버린 공룡의 멸종 이유를 우리는 정확하게는 모른다. 화석을 이용해 여러 가지 추측과 가설만이 난무할 뿐이다.

<나> 그 가설들 중 운석충돌설이 가장 과학적이고 정확하다. ①운석과 지구가 충돌하여서 먼지가 많이 발생해 태양을 가려 식물이 말라죽고, 초식공룡이 굶어죽고, 육식공룡이 말라죽으면서 ②피라미드가 무너지게 된다.

<다>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공룡박물관에서 공룡을 봤는데 실제 공룡이 아닌 기계 공룡이라서 생동감이 없었다. 기계 공룡을 보며 실제 공룡은 어떤 모습일까③? 라고 상상해 보았다. 직접 공룡을 본 적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공룡의 모습은 책 속에서 봤던 공룡의 모습이었다. 공룡을 실제로 볼 수 없다는 게 무척 아쉬웠다.

<라> ④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공룡에 관해서 더 많은 걸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과 여러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공룡의 멸종 이유를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왕정연(전북 정읍서초 6)

*** 총평

글쓰기 자세 좋으나 문장·구성 더 다듬어야

하나의 문장 안에 주어(지구, 먼지)가 두 개인 ①은 비문이다. ‘운석과 충돌한 지구에 발생한 거대한 먼지가 태양을 가려~’라고 쓰고, ②는 문맥에 맞는 과학용어(먹이피라미드)를 써야 정확한 표현이다. 문장 중간에 물음표(③)가 불쑥 삐져나왔다. ‘~어떤 모습일까라고 상상해보았다’가 제대로 된 문장이다. ④(내가 이렇게~지금 이 시간에도) 식 ‘필자상황 생방송 멘트’는 논술의 금기다. ‘지금 이 시간에도~’부터 써야 논술다운 문체다.

다음은 구성을 보자. <라>(공룡연구에 대한 전망)는 결말부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 체험’ <다>는 도입부(서론)에 더 적격이다. <다> 플러스 첫 번째 쓸거리(인간과 공룡의 만남여부) 혹은 두 번째 쓸거리(공룡이 화석이 된 까닭)였다면 서론의 주제글 환기기능과 논제요구조건 충족, 그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밀도감 있는 글이지 않았을까. 공룡멸종의 원인을 본격적으로 다룬 <가>와 <나>는 논리전개부(본론)로 한데 묶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논제의 열쇠, 창의적 사고력을 보자. 운석충돌설(<나>)에 대한 근거들은 이미 보기글에 나온다. 정연이만의 직관적 상상력에 의한 참신한 과학추론(근거)이 없어, 아쉽다. 가령 거대한 먼지가 태양을 가리면 지구의 온도가 어떻게 변해 무슨 시대가 오고, 해수면과 지구생태계는 어찌 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연 학생은 글쓰기 자세가 남달랐다. 500자쯤의 분량초과, 되풀이, 변죽만 울린 보기 글 발췌, 주관적 표현(내 생각에는~아닐까 싶다) 등을 다듬길 바라는 총평에 곧바로 퇴고의 글을 올렸다. 모름지기 글에 대한 열정과 부지런이야말로 ‘글짱’의 첫인상 아니겠는가.

다음 주제는 중앙일보 joins.com의 논술카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초등논술방에 글을 올려 주세요. 매주 30명을 골라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강사들이 총평을 해드립니다.

◆다음 주제=조선 후기에는 백성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풍속화가 유행했습니다. 보기글 <가> '조선 3대 풍속화가(김홍도.신윤복.김득신)'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당시 생활상을 갑오개혁 이후의 시각(보기글 <나>)으로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해 논술하시오. (600자±100)

*보기글은 '우리들의 수다'의 '초등 주제글 보기' 게시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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