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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기간 짧아 실망하기는 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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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외신들은 "한국은 속도와 조직력을 겸비해 16강도 가능할 것" "오랫동안 체계적인 준비를 한 흔적을 엿볼 수 있으며 선수 전원이 일정 수준에 올라 있다"는 등 찬사를 쏟아냈다.

독일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둔 현재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는 4년 전과는 딴판이다. 토고와의 첫 경기를 11일 앞둔 2일(한국시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노르웨이와 0-0으로 비겼고, 4일에는 아프리카의 가나에 1-3으로 완패했다. 불안한 생각이 들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준비 상황이 다르다

한 꺼풀 들춰 보면 4년의 시차를 둔 두 대표팀 간의 월드컵 준비 상태는 크게 다르다.

2002년 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지역 예선을 치르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 체제로 1년6개월간 발을 맞췄다. 장기 플랜을 갖고 체력훈련과 전술훈련으로 월드컵 본선을 준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9개월 전 긴급 투입됐다. 히딩크호는 본선 개막을 3개월 앞둔 2002년 3월 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김태영-홍명보-최진철로 이어지는 스리백 수비 라인을 확정하는 등 주전 선수들이 확정된 반면 아드보카트호는 20일 전에야 비로소 베스트 일레븐의 윤곽이 잡혔다. 그러다 보니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된 모습이 아니다.

더구나 2002년 팀은 경주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외국 팀들을 불러 평가전을 가졌고, 2006년 팀은 기후도 다르고 7시간의 시차도 있는 스코틀랜드에서 평가전을 치르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평가전 결과만 갖고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야

토고전까지는 이제 일주일 남았다. 전문가들은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 조절과 심리적 안정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다.

2002년 대표팀 수석코치였던 박항서 경남FC 감독은 "조급한 마음으로 훈련의 강도를 높일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그간 치른 경기 비디오를 분석하고 세트 플레이 훈련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 감독은 "평가전 결과로 선수들이 위축될 수 있다"며 "선수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남은 기간에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여자월드컵에 감독으로 참가했던 안종관 현대제철 감독은 "전반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워 보였다"며 "남은 기간 준비는 그간 강도 높은 훈련 때문에 떨어졌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준봉.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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