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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학기 대학 등록금 동결 진통|얼어붙는 학사 운영|순천대선 학생회가 4억 "접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새 학기 개강에 들어간 대학가에 등록금 동결 몸살이 계속되는 가운데 순천대는 재학생 9백40명의 등록금 4억4천여만원을 총학생회가 수납하는 바람에 학교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또 서강대 학생들은 등록금 동결과 학사 행정 참여 등을 요구하며 개강 첫날인 2일 총장실과 교무처를 점거, 철야 농성을 벌이는 등 고대·성대·숭실대·전남대·울산대·진주 교대 등 7개 대학 학생들이 총장실과 이사장실 농성을 계속하고 있어 학사 운영에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이대·중앙대 등 전국 25개 대학이 등록금 인상 계획을 포기했으며 일부 대학은 아직까지도 등록금 고지서조차 발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회 수납=순천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1차 등록 기간 중 부학생회장 성기득 군 (23·국어 교육 4) 등 7명의 명의로 2, 3, 4학년생 등록금 수납 은행 구좌를 개설, 농협 순천지부에 3억4천6백만원, 광주은행 순천지점에 9천8백만원 등 재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9백40명의 등록금 4억4천만원을 자체적으로 수납했다.
반면 재학생 2천여명 중 학교측에 등록금을 낸 학생은 2백3명뿐이다.
학생들은 ▲시설 확충 ▲종합 대학 승격 ▲수업료·기성회비 내용 공개 등을 요구하며 등록금 동결을 요구, 전대협과 국·공립대 총학생회 연합의 결정에 따라 등록금을 자체 수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 대표 7명은 2일 오후 9시30분 학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시설 확장 등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자체 수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2차례에 걸쳐 학부모에게 가정 통신문을 보내 『학생회에 납부한 등록금을 인정할 수 없다』 말하고 오는 6일부터 5일 동안 2차 등록 기간 중 등록을 마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교부는 학교측에 공권력 개입을 요청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28일 교수 1백44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박명규 학장을 등록금 동결 요구에 강력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불신임 결의했다.
이밖에 명지대 총학생회도 지난달 신입생 1백20명의 등록금을 자체 수납했고 부산대는 2백64명, 서강대와 충북대는 각각 80여명, 추계 예술대는 19명의 등록금을 학생회가 수납해 학교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점거 농성=서강대생 6백여명은 2일 오후 「등록금 동결과 학원 자주화 쟁취를 위한 결의 대회」를 열고 총장실과 교무처 등을 점거, 3백여명이 철야 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지난달 13일 학교측이 7% 인상된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하자 이에 반발. 총학생회가 별도의 은행 구좌를 개설해 재학생 80여명의 등록금을 총학생회측 구좌에 납부 받고 수강 신청을 거부하는 등 학교측과 마찰을 빚어왔다.
고대생 50여명은 지난달 20일부터 총장실에서, 성대생 20여명도 총장실에서 등록금 동결 요구 시위를 하는 등 7개 대학에서 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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