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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팀이 깁스 해줬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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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진에 강타당한 인도네시아 반툴에 도착한 싱가포르 군인들이 30일 건물 잔해에서 한 여성을 구조한 뒤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자 인도네시아와 인접한 싱가포르가 의료진과 구호품을 가장 먼저 보냈다. [반툴 AP=연합뉴스]

최형규 특파원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국제 사회의 구호 활동이 30일 본격 시작됐다. 27일 지진이 발생한 뒤 폐쇄됐던 욕야카르타 공항은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운행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국제 구호단체 회원들과 구호품이 속속 현지에 도착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의료봉사단 19명은 이날 오전 10시 욕야카르타의 피모호 지역에 있는 해피랜드 병원에 긴급 진료소를 차리고 피해 주민들에 대한 응급 치료를 시작했다. 이날 진료가 시작되자 수십 명의 환자가 몰렸고, 오후에는 줄이 40m 이상 길게 이어졌다.

의료진은 앞으로 1주일 동안 외상 환자들을 중점 진료하고, 더 필요할 경우 현지 병원 시설을 이용해 수술도 할 방침이다. 이번 지진으로 다리가 골절된 마위 사담바(15)는 "고통이 심했지만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했는데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깁스를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봉사단의 최병준 단장은 "의료진을 둘로 나눠 한 팀은 피해 현장을 중심으로 순회 진료를 하고 다른 한 팀은 진료소에서 응급환자들을 돌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국 비정부기구(NGO)의 회원 수십 명도 31일 오후 현지에 도착해 피해가 가장 심한 반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할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NGO인 '국경 없는 소방대원(PSF)'의 대원 15명은 30일 오후 욕야카르타 외곽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시체와 생존자 발굴 작업을 했다. 그레곤 코이초키안 대원은 "무너진 건물 대부분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 생존자와 시체 발굴이 시급하다"며 "구호 기술이 뛰어난 한국 팀과 협력해 많은 생존자를 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국과 프랑스의 연합 NGO인 '국경 없는 텔레콤(TSF)'의 대원 4명은 지진으로 끊어진 인터넷 접속을 위한 지원 활동을 30일 오전 시작했다. 이들은 반툴의 시청사에 마련된 구호대책본부와 유엔의 원활한 인터넷 통신을 위해 기술 지원을 주로 하고 있다. 유엔은 현재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반툴 시정부와 인터넷 통신을 통해 정확한 피해 규모 등 정보를 파악 중이다.

30일 현재 중국은 단일 국가의 구호팀으론 가장 많은 40명의 지원단을 현지에 보내 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구호대원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중국팀은 항생제와 링거액 등 수백㎏에 가까운 의료품을 직접 공수해 와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또 재난 구호 전문 인력 20여 명이 대형 건물 내 생존자 발굴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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