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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서 국군 유해 첫 수습…“박재권 이등중사로 확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한국전쟁 중 숨진 국군 전사자의 유해가 처음으로 발견돼 수습됐다.

25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시단(이하 국유단)은 남북 공동유해 발굴 작업을 위한 지뢰작업이 진행 중인 DMZ 화살머리고지에서 국군 전사자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날 수습된 유해는 모두 2구로 추정된다. 지표면에서 허벅지 뼈가, 지표면 아래 20cm 깊이에서 갈비뼈와 두개골 편이 각각 발견됐다. 유해와 함께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라고 적힌 인식표 1개와 M1대검, M1탄도 발견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남북 공동유해 발굴 작업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DMZ 화살머리고지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를 발견했다고 25일 전했다. 유해와 함께 나온 인식표 1개에는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남북 공동유해 발굴 작업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DMZ 화살머리고지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를 발견했다고 25일 전했다. 유해와 함께 나온 인식표 1개에는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국유단은 인식표를 전사자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식표 주인공은 6·25 전쟁 당시 국군 2사단 31연대 7중대에 배속된 고(故) 박재권 이등중사(현재 병장)로 확인됐다.

 DMZ서 발견된 국군전사자 추정 유해   (서울=연합뉴스) 지난 24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남북공동유해발굴 이행을 위해 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제거 작업 중 발견한 국군전사자 추정 허벅지 뼈. [사진 국방부 제공]

DMZ서 발견된 국군전사자 추정 유해 (서울=연합뉴스) 지난 24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남북공동유해발굴 이행을 위해 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제거 작업 중 발견한 국군전사자 추정 허벅지 뼈. [사진 국방부 제공]

국유단은 당시 전사(戰史)와 매·화장 보고서, 부대 전사자 명부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적에 따르면 박 이등중사는 1931년 10월 2일 2남 3녀 중 장남으로 출생했다. 1951년 3월 21일 입대했다.

1953년 7월 10일, 현재 화살머리고지의 옛 행정지명인 강원 철원 내문면 하덕검리에서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박 이등중사가 소속된 국군 2사단과 미군 9군단이 참전한 화살머리고지 전투는 1953년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7월 6일부터 11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됐다.

박 이등중사는 안타깝게도 전투가 끝나기 하루 전인 7월 10일 전사했다. 박 이등중사의 여동생 2명으로부터 DNA 시료를 채취해 신원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국유단은 설명했다.

국유단은 이 지역에 국군 전사자 200여 명과 미군·프랑스 전사자 100여 명의 유해를 비롯해 북한군·중공군 유해도 함께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유단은 이날 화살머리고지 현장에서 수습된 유해를 관에 넣고 태극기로 감싸는 약식 제례를 진행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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