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물 개인 비리 발견 못 했다"-5공 비리 박종철 부장 회견 "검찰로선 수사에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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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약50일간 5공 비리를 수사해온 5공 비리 특별수사부장 박종철 대검 중수부장은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수사는 외부압력 없이 검찰이 독자적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면서 『소위 5공 핵심 인물들의 뇌물수수 등 개인 비리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또 『대통령 담화 및 국회의 정치자금양성화입법 추진 등을 감안, 정치자금부분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수사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거액의 기금 등이 정치자금으로 유입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부장과의 1문1답.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5공 비리가 규명했다고 납득할 것으로 보는가.
▲검찰은 불편 부당의 자세로 독자적 입장에서 수사했다. 그러나 이번 수사 결과가 세간의 의혹전반을 포함하지는 못했을 수도 있으리라고 본다.
이는 수사착수시기 및 정치자금 등의 제약 등에서 일부 이유를 찾을 수 있울 것이다. 검찰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정치자금부분은 수사했는가. 또 수사과정에서 각종 기금의 정치자금 유용은 발견되지 않았나.
▲정치자금부분은 대통령의 11·26담화 등을 참작, 수사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정치자금관련 비위가 드러난 바는 없다.
-장세동씨나 이학봉씨 경우에서 보듯 검찰이 수사대상으로 삼은 19건 이외의 비리로 구속된 경우도 있는데 이 원조씨에 대해서만은 예외가 적용됐다는 의혹이 있다.
▲이씨는 석유개발기금·대한 선주정리 의혹과 관련해 집중조사 했다. 여타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폈으나 뇌물수수 등 개인비리의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 구체적인 증거가 드러났으면 형사 처벌했을 것이다.
-일해·새 세대육영회· 새 세대심장재단에 1천억원 가량의 기금을 기부한 기부자에 대한 5공 정권의 특혜는 없었나.
▲기부자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들이라 기부의도가 과연 순수했는지에 대해 의심을 갖고 수사했으나 특혜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원조씨는 부실기업정리의혹과 관련, 정인용 전 재무장관에게 모든 책임을 미룬 셈인데 정씨를 소환조차 하지 않은 것은 수사의지가 없었던 것 아닌가.
▲정씨는 준 외교관신분으로 전 가족과 함께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어 검찰 임의로 소환할 수 없다. 따라서 저난해 12월20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재무부를 통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출두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면 질의로 정씨의 진술을 받아냈다.
-뇌물수수 등 개인비리를 찾아내지 못해 이학봉씨나 장세동씨에게 직권 남용을 적용한 것은 사건수사가 아닌 인물중심의 수사라는 비판이 있는데.
▲개인비리를 밝혀내지 못해 뇌물수수 등이 빠진 것이고 직권 남용을 적용한 것은 수사대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적용한 것이지 보복차원의 인물수사는 아니었다.
-이번 수사와 관련, 야당 가에서 일고있는 특별검사제 논의에 대한 수사실무책임자로서의 견해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미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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