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지위 남용해 치사하게 겁박 말라” 조국 수석 맞받아친 강민구 고법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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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페이스북 글을 통해 비판받았던 강민구(60·사법연수원 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조 수석을 향해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강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법원 내부 전산망에 ‘역사를 위해 남깁니다’라는 제목으로 “본인 저술 교과서에서 밤샘조사 철폐를 주장했다고 사진까지 찍어 올릴 것이 아니라 이참에 제 주장에 동참해 수사기관을 총괄하는 자신의 지위에서 당장 지금부터라도 악습 철폐에 나서는 법적·공적 책임을 다하면 좋겠다”고 썼다.

강 판사, 임종헌 밤샘수사 비판에 #조 수석 “기업에 아부 판사” 맞불 #강 “본인 책처럼 밤샘수사 철폐를”

강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새벽에 귀가했던 지난 16일 “검찰의 ‘밤샘수사’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글을 법원 내부 전산망에 남겼다.

이에 조 수석은 19일 “삼성 장충기에게 ‘아부 문자’를 보냈던 현직 고위 판사가 ‘사법농단 수사’ 검찰을 공개 저격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고, 같은 날 “법관은 스스로 행한 문제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져야 한다”며 “예컨대 재벌 최고위 인사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강 부장판사가 구설수에 올랐던 일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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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에 대해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 전직 법원행정처장들도 영장에 공범으로 적시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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