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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피플 <2> 네 번째 축구전문서 펴낸 20세 이수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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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수열씨가 자신의 네 번째 책을 들고 웃고 있다. 최승식 기자

독일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월드컵과 축구를 다룬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 축구전문가나 전.현직 축구담당 기자가 쓴 책들이다. 이수열(20)씨는 필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인하대 인문학부 1년을 마치고 휴학 중인 이씨는 최근 '한눈에 축구의 전략을 읽는다'(책이있는마을)는 책을 펴냈다. 500쪽에 이르는 이 책의 전반부는 현대축구의 전략과 전술이 어떻게 변화.발전해 왔는가 자세히 설명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축구 역사를 뒤흔든 사건.사고와 유명선수 열전을 실었다.

이 책은 이씨의 네 번째 축구 관련 저서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세 권의 브라질 축구 소개서를 쓴 베테랑이다. 첫 번째 책은 중학 3년 때 썼다. 칠성중(경남 고성) 3학년 때인 2001년 '수열이의 브라질 축구 이야기'를 펴냈고, 다음해 '삼바 축구, 그들은 강하다'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이씨는 '2002 월드컵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가 고전할 것'이라는 예견을 했고, 프랑스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이씨의 예견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고성고 3학년 때인 2004년에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 대표팀을 다룬 '월드컵 삼바'를 냈다. '소년 축구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이씨는 지난해 '21세기 글로벌 리더 전형'으로 인하대에 입학했다.

이씨는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렇지만 다니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축구부가 없어 실력을 키우지 못했다. 대신 축구를 보고 분석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TV로 축구 중계를 본 뒤 혼자 경기보고서를 만들기도 했고, 중학교 때는 1986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보고서를 A4용지 15장 분량으로 정리해 방학숙제로 내기도 했다.

독일 월드컵 우승후보를 묻자 이씨는 "브라질"이라고 대답했다. "브라질은 포백 앞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그 앞에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세우는 4-2-2-2라는 새로운 전형을 들고 나왔어요.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야 이 전형을 소화할 수 있는데 브라질에는 '마술사'들이 많거든요."

"미드필드를 지배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한국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씨는 "그래서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축구 전문기자를 꿈꾸고 있다는 이씨는 "기회가 주어지면 방송 해설도 해보고 싶지만 경상도 억양이 너무 심해서…"라며 멋쩍게 웃었다.

정영재 기자<jerry@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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