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황교안 영입 공식화 … ‘보수 대통합’ 속도 올린다

황교안·유승민·오세훈·원희룡. ‘보수 대통합’을 외치는 자유한국당의 영입 후보군이다. 한국당이 이들의 영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용태 “곧 만나 입당 요청할 것 #유승민·오세훈·원희룡도 대상” #황 전 총리 측 “정치 참여 뜻 많다” #손학규 “한국당 없어져야 할 정당”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1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황 전 총리를 직접 만나 보수 대통합에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할 것”이라며 “이때 입당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당 대표를 지내 조심스럽긴 하지만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물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보수 통합에 필요한 인물들”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평양에서도 보수궤멸을 이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범(凡)보수 대연합을 이뤄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인 전원책 변호사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었다. 특히 “바른미래당 일부 중진 의원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통보했다. 곧 일정을 잡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황 전 총리는 다음달 초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을 포함한 10여 명과 만찬 회동을 한다. 오 전 시장은 20일 지지자들과 산행이 예정돼 있다. 정치 의사가 있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내년 초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황 전 총리와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정치 의사가 많다. 다만 전대까지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오 전 시장도 “범보수 진영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고 밝혔지만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이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2일 “한국당이 제대로 된 보수를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자유한국당에 대해 다음 총선에서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며 날을 세웠다. 전 변호사가 ‘영입 타깃’이라고 밝힌 바른정당계 중진들을 두곤 “바른미래당의 중진 의원들은 개혁보수·중도개혁을 추구하는 분들인 만큼 전 변호사의 말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주변에서는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일부 의원의 탈당설이 제기되는 등 한국당의 ‘외풍’에 술렁이고 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