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수업시간은 선진국보다 적은데…교육 행정조직은 '비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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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1인당 주당 수업시간은 선진국에 못미치는데도 교육행정조직은 불필요하게 비대화해 효율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지난 1월 '교육행정조직 효율화 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 교감이 필요없는 소규모 학교의 35.6%가 교감을 두고 있다고 19일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수가 1백명 이하이거나 5학급 이내인 학교에는 교감을 두지 않을 수 있으며, 필요시 교감을 두되 수업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지만 '임의규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7백64개 소규모 초.중학교 중 2백72개교(35.6%)에 교감이 있지만 이들 중 19.1%가 수업을 담당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1.8%인 2백17명이 주당 5시간 이하의 수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릿수만 늘리는 식이 된 것이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승진기회를 늘려 교원 사기진작에 기여하고자 한 것이었지만 앞으로는 교감 대신 교과전담교사를 우선 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광주.대전.울산시.제주도의 경우 학생수가 많지 않은데도 2~3개의 지역교육청을 설치해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교육청의 경우 관할구역 유치원과 초.중학교 학생 수가 7만6천8백6명으로 인천시 북부교육청(20만3백48명)보다 훨씬 적은데도 3개의 지역교육청을 두고 있었다.

이들 3개 지역교육청은 1백27명의 직원을 두고 연간 16억4천9백만여원의 운영비(인건비 제외)를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비대화한 조직에도 불구하고 교원들이 실제 담당하는 수업시간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초.중.고교의 주당 평균 수업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6.9시간)에 못미치는 20.5시간이었으며 공립학교 교원 1인당 연간 순수업시간도 OECD 국가(회원국) 평균인 7백31시간에 크게 못미치는 5백54시간이라는 것이다. 또 감사원에 따르면 미국.독일 등은 교원의 최소 수업시간을 정해 놓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학교장 재량에 맡겨 두고 있다.

그 결과 초등학교의 경우 최저 주당 10시간만 수업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최고 34시간을 수업하는 교사도 있어 업무분배에 형평이 어긋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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