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세금 절반 지자체서 사용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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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치단체는 생활과 밀접한 일을 하며 세금도 많이 쓰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포기하지 않고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투표소 앞에서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 포토]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후보간 경쟁은 과열되고 있지만 유권자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한다. 투표율은 주민 참여의 지표여서 지방자치의 미래와 직결된다. 지방자치제의 의미와 투표권 행사의 중요성 등을 공부한다.

◆ 지방자치제와 역사=지방자치제는 주민이 직접 뽑은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그 지역의 사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자치 행정을 꾸리는 주체로서, 국가로부터 행정권의 일부를 위임받은 법인격 단체를 말한다. 주민은 지방 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고,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도록 감시.통제한다.

지자체가 갖는 자치권은 자치조직권(기관 구성, 충원), 자치행정권(지방 사무 처리), 자치입법권(조례.규칙 제정), 자치재정권(재원 확보 관리) 등이다.

자치단체의 조직은 전국적으로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두고 있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주민이 선출하며 임기는 4년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고려시대 사심관제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심관제도는 고려 초기 건국 공신에게 출신 지역의 통치를 맡겨 어느 정도 독립성을 갖고 다스리게 한 제도다.

현대적 의미의 지방자치제도는 1952년 시작됐지만, 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중단됐다. 91년 부활됐으나 그때까지는 자치단체장을 제외한 지방의회 의원 선거만 실시됐다. 단체장까지 선출해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것은 95년부터다.

◆ 어떻게 구성되나=지방자치를 시행하려면 의결기관과 집행기관이 필요하다. 의결기관은 주민의 의견을 모아 일의 방향을 결정하는 기관으로 지방의회를 말한다. 집행기관은 지방의회에서 결정한 방향에 따라 일을 직접 처리하는 기관인 자치단체를 말한다.

지방의회는 주민에 의해 선출된 의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자치단체의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기관을 감시하는 최고 의사 결정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자치단체의 경우 규모가 큰 서울이나 광역시.도는 광역자치단체(1특별시.6광역시.9도)라 하고, 규모가 작은 구.시.군을 기초자치단체(230개)라고 부른다.

◆ 자치제도의 장.단점=지방자치제도는 중앙 정부의 일방적 통치에서 벗어나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주민의 복리를 증진시킨다. 또 권력 분립의 원리를 실현시키고 주민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중앙과 지방의 갈등을 일으키는 단점도 있다. 혐오시설을 기피하거나 선호 시설을 서로 유치하려는 지역이기주의 현상도 깊어진다.

◆ 지방 선거 왜 중요한가=지자체는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행정 서비스를 담당한다. 수돗물을 공급하고 도로와 다리를 만든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돕고, 각종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도 지자체의 몫이다. 이를 위해 국민이 내는 세금의 절반이 지자체를 통해 집행된다.

실제로 지난해 중앙 정부와 지자체들이 쓴 전체 예산 가운데 지방 예산의 비율은 52.8%에 달했다. 그래서 단체장의 권한을 감시하고, 조례를 의결하는 지방의회도 중요하다.

◆ 투표권 포기는 민주주의 포기=지방자치 선거 투표율은 95년 68.4%에서 98년 52.7%, 2002년엔 48.8%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50% 이하의 투표율은 대표성이 약하다고 봐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린다.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그래서 선거권을 투표권이라고도 한다.

지난해부터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이 20세 이상에서 19세로 낮아졌다. 유권자가 늘었어도 투표를 포기하면 진정한 주민 대표를 선출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투표권을 포기하면 민주시민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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