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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 스쿠터… '베스타' 매장 낸 여환진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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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영화팬들은 '로마의 휴일'(사진(上))하면 오드리 헵번을 떠올린다. 공주역을 맡은 헵번은 스쿠터를 타고 로마 거리를 누비며 자유를 만끽한다. 그 스쿠터가 바로 이탈리아의 '베스파'다. 1946년 개발된 스쿠터의 원조다. 유럽.미국.일본에서 인기가 높아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2000만대 이상 팔렸다. 베스파를 만든 피아지오는 스쿠터.오토바이 전문 기업으로 1890년대 무기 회사로 시작, 지난해 매출 15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초 서울 압구정동에 베스파 매장을 낸 여환진(39.사진) 사장은 "베스파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60년 이상 고수하고 있다"며 "낭만과 자유를 만끽하는 스쿠터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베스파는 이탈리아어로 '말벌'이라는 뜻. 스쿠터를 위에서 보면 벌처럼 생겼다.

그는 "베스파는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한 스쿠터"라고 소개했다. 영화배우.스포츠 인사들이 즐겨 탄다. 최근 인기를 누리는 샤를린즈 테론, 니콜 키드먼부터 포뮬러1(F1)의 스타 마이클 슈마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2인승인 베스파는 강철 프레임이 특징으로 125㏄ 엔진을 달고 최고 시속 110㎞까지 낼 수 있다. 가격은 300만원대. 여 사장은 "스쿠터는 고유가 시대에 가장 경제적인 이동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1ℓ로 40㎞ 이상 달릴 수 있어 소형차의 세 배, 경차 보다 두 배 이상 연비가 좋다. 그는 "고객 가운데 20~40대 직장인이 80%가 넘고 이 가운데 여성은 20% 가량 된다"고 전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월 100대 정도다. 그는 또 "미국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처럼 동호회가 활성화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여 사장은 국내 피혁업계의 원조인 신진피혁 창업자 여인균(74) 회장의 5남 중 막내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전자.IT업체에서 10여 년간 일했다. 지난해 친구와 함께 유럽 여행을 하다 스쿠터 문화를 보고 베스파 딜러에 지원했다. 국내 유명 대기업과 경합이 붙었지만 다양한 해외 경험과 능숙한 외국어 실력, 그리고 서울 강남의 소비시장을 분석한 기획안 덕분에 선정됐다고 한다.

김태진 기자

*** 바로잡습니다

5월 22일자 E4면 '오드리 헵번 스쿠터' 기사의 소제목에서 '베스파'가 '베스타'로 잘못 쓰였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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