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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회원들 밤새 응급실 앞 자리 깔고 쾌유 빌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박근혜 대표의 신촌 세브란스 20층 VIP 병실은 25평 짜리 두개다. 한 쪽엔 박 대표와 간병인 등이, 다른 방엔 유정복 비서실장, 유승민 전 비서실장이 접견객을 맞는 용도다. 오전 9시50분 현재 비서진 7~8명이 주변에 있었다.

박 대표는 압착 테이프로 상처를 붙여 놨으나 많이 부풀어 있으며,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젓는 식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고 병원측이 전했다.

'박사모'회원 20여명은 밤새 응급실 앞에서 자리를 깔고 쾌유를 빌었으며 일부 회원들은 "빨갱이들 짓이다. 암살음모다" 등의 얘기를 하면서 흥분했다.

오전 8시쯤 박계동 의원, 8시30분쯤 김용갑 의원, 9시쯤엔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9시45분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병원을 잇따라 찾았다.

오 후보는 "내 유세에서 이런 일이 생겨 괴롭다. 의료진 권유로 (보지 않고)그냥 나왔다. 박 대표는 수술 전에 나에게 '일정 차질 없게 하세요'라고 했지만, 오늘 하루는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쾌유를 비는 차원에서 유세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박창일 병원장은 오전 8시쯤 회진에서 "누구든 만나면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며 간병인 외에 외부의 접촉을 금지시켰다.

오전 10시엔 김영삼 전대통령이 문병차 왔으나 병원측 요청으로 박 대표를 직접 만나진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 근래 정치테러가 없어서 다행이었는데, 또 다시…. 사실 정치테러는 박정희 때 많았는데…"라고 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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