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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무원들 수해중 대거 외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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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태풍 매미 수해 복구작업에 국민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공무원들이 집단 외유에 나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경기도 최고 실무 책임자인 소방재난본부장을 비롯해 도청 공무원 수십명이 거액을 들여 무더기 외유를 떠난 데다 일부 단체의 일정에 관광과 사우나가 포함돼 빈축을 사고 있다.

경기도 박용호 소방재난본부장 등 소방재난 부서 공직자 28명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8일간 일정으로 8천4백여만원을 들여 영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등을 여행 중이다. 이들은 30년 이상 근무한 공직자 공로연수를 겸해 선진국 재난관리 대응체계 해외시찰을 떠났다.

또 경기도청 세정과 및 농업기술원 직원 등 12명도 해외 벤치마킹과 선진국 시찰.연수 명목으로 지난 14일부터 각각 7~8일 일정으로 1인당 1백만~3백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호주와 유럽을 여행 중이다.

수원시청 직원 16명은 지난 15일 4박5일 일정으로 자매도시인 일본 아사히가와시로 해외 포상연수를 떠났으며 오는 22일 15명이 추가 출국할 계획이다.

이들은 올해 초 수원시가 경기도 우수 세정 지자체로 선정돼 경기도에서 받은 포상금 1억원으로 여행을 떠났으나 대부분 관광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천시의회 기획재정.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17.18일 각각 5박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러시아로 떠났다. 전통문화 견학과 자매도시 박물관 견학을 하겠다는 이들의 프로그램에는 현지 사우나가 포함돼 있다. 남양주시의회 의원 19명 전원과 공무원 등 26명도 지난 15일 5박6일 일정으로 동남아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파주.고양.용인.안산시 등은 태풍 피해지역 주민의 고통을 생각해 시민의 날 행사 등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공무원들을 수해지역으로 보내 복구활동을 지원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이미 항공기 예약과 여행 경비가 지불돼 일정을 바꾸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수원=정찬민.전익진.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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