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이 18일 열렸다. 지난 4월 27일 첫 번째 만남 이후 144일 만에 세 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출발에 앞서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남북이 자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정례화를 넘어 필요할 때 언제든 만나는 관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일행을 태운 전용기는 이날 오전 8시 55분 서울공항을 이륙해 55분만인 9시 50분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귀환한다.
문 대통령의 3차 남북정상회담 첫날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08시 15분 청와대 출발
청와대 관저를 나서며 직원들의 환송을 받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헬기를 타고 서울공항으로 이동했다. 직원들이 든 현수막에 '옥류관으로 냉면 먹으러 가즈아~!'라고 쓰여 있다.
▶08시 24분 서울공항 도착
문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편으로 서행 직항로 평양을 방문한 인원은 지난 16일 선발대를 제외하고 공식 수행원과 경제인 등 특별수행원을 포함해 100여명이다.
▶08시 39분 전용기 탑승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열린 1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한 사이에서 군사적 대치상황으로 인한 긴장과 무력충돌의 가능성 그리고 전쟁의 공포를 우선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08시 55분 전용기 서울공항 이륙
▶09시 50분 평양 순안공항 착륙
문 대통령 일행을 태운 전용기는 서울공항을 이륙한 지 55분 만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부인 이설주 여사와 함께 비행기 앞에까지 걸어 나와 문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세 번째 만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10시 08분 문 대통령 김 위원장 공항서 포옹 인사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김 위원장 부부와 인사를 나눈 뒤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북한 어린이를 안아주기도 했다. 이어 도열해 있던 북한 측 인사들과 악수를 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조직지도부장), 이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 이용호 외무상, 김수길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당위원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 등이 나왔다.
▶10시 13분 의장대 사열
문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군을 사열했고, 북한은 이날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며 대우했다.
▶10시 20분 차량 탑승 공항서 출발
공항에서는 김 위원장과 다른 차를 타고 출발했던 문 대통령은 평양 시내 버드나무 거리 3대혁명전시관 앞에서 하차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오픈카를 함께타고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백화원 영빈관까지 카퍼레이드를 했다. 연도에 늘어선 평양시민들은 문 대통령 일행을 향해 분홍색 꽃을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쳤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순안공항 - 평양도로 - 3대혁명전시관 - 영생탑 - 려명거리 - 금수산태양궁전 - 백화원 영빈관 등의 코스로 이동했다.
▶11시 17분 백화원 영빈관 도착
이날 오찬장 겸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는 오전 11시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카퍼레이드 일정으로 인해 예정 시간보다 늦은 오전 11시 17분에 도착했다. 두 정상 내외는 환담장 입구에서 선 채로 서로 덕담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이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졌다"고 말을 꺼냈고 김정숙 여사도 "오늘 안내까지 해 주시니까 너무너무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비록 수준은 낮을 수 있어도 최대 성의를 다해서 성의와 마음을 보인 일정이고 하니까 받아주시라"며 겸손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15시 45분 공식 회담 시작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45분부터 두시간 동안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공식 회담을 했다. 회담 배석자로는 정의용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었고 북측 배석자로 김 부부장과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이 참여했다. 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노동당 청사에 도착하자 차량에서 내리기 전 미리 나와 영접했고, 문 대통령이 방명록을 작성할 때는 김여정 중앙당 제1부부장이 펜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20189.18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썼다.
▶18시 25분 삼지연 관현악단 예술공연 관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 관현악단의 예술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관람에는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 여사, 남측의 특별수행단, 북측의 고위 간부들도 동행했다. 공연은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로 시작해서 '아리랑' 연주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만남', '소양강 처녀', '찻집의 고독' 등 남측 노래로 이어졌다.
남북 정상이 입장하자 공연장을 가득 채운 9백여 명의 평양 시민들은 약 4분여 동안 기립박수를 치며 '만세'를 외쳤다.
20:00 환영 만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설주 여사 등은 삼지연 관현악단공연을관람한 뒤 오후 8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4월과 5월에 판문점 상봉에 이어 풍요한 가을에 이렇게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여러분들을 만나게 돼 참으로 기쁘고 감회가 깊습니다.
평화의 새 시대, 민족번영 새역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려는 굳은 마음을 안고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답사에서 “평양으로 초대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신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정은 위원장과는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입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입니다.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습니다.
남북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합니다.“
답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 8천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이날 만찬은 22시 50분까지 이어졌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