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과다지출 냉정히 따져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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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연말이다. 한햇동안 기록해온 가계부를 결산하고 이를 토대로 내년도 예산을 세워 가정경제를 규모 있게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저축추진중앙위원회 홍보부 정병원씨의 도움말로 가계부 결산 및 기입요령을 알아본다.

<결산요령>
가계부 결산은 짜임새 있게 가계를 꾸려왔는지 판정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 따라서 1년간 착실히 가계부를 써왔더라도 결산을 통한 반성의 기회를 갖지 않는다면 가정경제 발전에는 그다지 도움이 될 수 없다.
가계부 결산의 핵심은 비목정리. 비목별로 결산을 내 연초에 세워뒀던 예산과 비교해 보도록 한다. 결산표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산은 청색, 결산은 흑색, 그리고 예산액에서 결산액을 뺀 차액은 붉은 색 볼펜 등으로 색을 달리해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예산액보다 결산액이 많아 적자가계가 된 경우에는 ▲예산상의 무리가 있었는지 ▲실행의지가 박약했는지 ▲불의의 사고발생 때문인지 그 원인을 규명해 개선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시적 부족일 경우 원인들을 잘 살펴볼 필요하거나 과다하게 지출된 것은 없었는지 따져보고 내년도 예산에는 예비비·준비비를 금년보다 늘려 잡아 대비토록 한다. 그러나 계속 부족할 경우 재산을 처분해 가정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예산액보다 결산액이 적어 흑자가계가 된 경우 안심하고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가족구성원들의 만족상태를 점검해 지나친 내핍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의 가계관리는 절약·저축이 최상의 목표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건전한 소비생활로 이끌어졌느냐에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기록 요령>
가계부 기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 지출이 없는 날은 간단한 생활메모를 한다든지 해 매일 쓰는 습관을 길러 나가도록 한다.
또 가족이라 해도 알리고 싶지 않은 지출내용은 「친지선물」등 적당한 이유를 붙여서 기록해 나가고 가계부상 지출금액과 잔금이 차이가 날 때는 「지출미상」으로 기재.
가계부기록의 첫 걸음은 월간계획표 작성.
결혼·생일·제사·휴가 등 큰 경비가 들어가는 행사를 기록한 다음 예산작성을 하도록 한다.
수입예산은 1년간의 경상수입·임시수입 (현물포함)을 합한 후 경상수입에 따른 세금·저축계획액수 등을 제하여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을 산출해낸다.
지출예산은 큰 경비가 필요한 특별비와 생활비를 비롯한 경상지출을 셈해두고 수입예산에서 남는 돈은 예비비로 남겨둔다. 연간예산이 끝나면 편의상 이를 12로 나누어 월별 예산 난에 적고 기록해 나가도록 하는데, 반드시 비목별 기입도 빠뜨리지 않게 처음부터 습관을 들여나가도록 한다.
가계부는 주부 전유물이란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 「가족모두의 것」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것이 효과를 거두는 지름길. 한 달에 한번 가족이 함께 모여 살림형편을 알아보고 소비에 대한 평가의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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