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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놈’ 구글홈 가세 … AI스피커 시장 달아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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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1일 구글 홈을 소개하고 있는 미키 김 구글 아태 하드웨어 총괄 전무. [사진 구글]

11일 구글 홈을 소개하고 있는 미키 김 구글 아태 하드웨어 총괄 전무. [사진 구글]

글로벌 강자와 국내 기업 간 인공지능(AI) 대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구글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8일부터 AI스피커인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 등 2종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홈은 AI스피커 원조인 아마존의 ‘에코’와 함께 글로벌 AI스피커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2016년 출시됐지만,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 진출이 늦어졌다.

구글홈, LG 가전 8종과 연동 #한국어는 물론 7가지 언어 가능 #국내 업계, 고객잡기 합종연횡 #편의점·호텔·제과점 등과 제휴

한발 늦게 진출했지만 글로벌 시장 지배자인 만큼 다양한 홈 기기 연동과 다중언어, 보이스 매치 등 강력한 기능으로 무장했다. 전 세계 225개 협력사 제품 5000여개를 제어할 수 있다. 국내에선 LG전자의 각종 가전제품과 경동 나비엔 보일러, 코웨이 공기 청정기, 한샘의 모션 침대 등을 구글 AI 스피커로 제어한다. LG전자 측은 “세탁기·건조기·의류관리기·에어컨·공기청정기·냉장고·광파오븐·로봇청소기 등 8종을 시장으로 연동 제품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AI 스피커

국내외 AI 스피커

다중언어는 한국어·영어·일본어 등 7가지 언어 중에 2가지를 선택하면 사용자가 말하는 언어를 인식해 해당 언어로 답변하는 서비스다. 영어로 질문하면 영어로, 한국어로 물으면 한국어로 답변하는 식이다. 구글 측은 “언어 학습을 원하는 경우나 다문화 가정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스 매치는 최대 6명의 목소리를 인식해 개별적으로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남편과 아내의 목소리를 각각 인식해 목소리 주인공에게 맞는 일정을 알려준다. 문맥을 유추해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한 것도 국내 기업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기술 수준이다. 올해 추석을 묻는 질문 직후에 ‘내년은?’이라고 물었을 때, AI스피커가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해 내년 추석이 언제인지를 알려준다.

카카오는 구글 홈 공개 전날인 10일 AI스피커 ‘카카오 미니C’를 출시했다. 음성만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무료 통화인 보이스톡을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 미니에 무선 기능을 더했다. 택시 호출과 배달 음식 주문 등 기존 카카오 미니 AI스피커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도 “건설사·자동차·가전 등 국내 102개 제휴사와 400여종의 연동 가능 기기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에서 구글보다 연동되는 기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강조했다.

AI로봇 시연 중인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왼쪽)와 하현회 LGU+ 부회장. [사진 LGU+]

AI로봇 시연 중인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왼쪽)와 하현회 LGU+ 부회장. [사진 LGU+]

국내 업계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야는 구글이 AI 스피커를 통해 수집하게 될 빅데이터다. AI 스피커는 빅데이터를 더 모을수록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지고 기술이 고도화된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로 한국인에게 맞는 콘텐트를 제공하느냐가 국내 시장 진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홈시장에 먼저 뛰어든 국내 업계는 편의점·병원·호텔 등 제휴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더 많은 기업 고객을 잡기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의 AI스피커인 ‘누구’는 CU 편의점·비스타 워커힐 서울 호텔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도 노보텔 앰베서더 동대문 등 호텔·레지던스에서 AI스피커인 ‘기가지니’를 서비스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중앙보훈병원에 AI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병실’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또 파리크라상과 손잡고 파리바게뜨 7개 매장에서 10월 말까지 AI 로봇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베이커리’를 시범 운영한다.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클로이 홈’ 로봇을 활용해 고객에게 환영 인사, 제품 홍보, 빵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물밑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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