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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모터스포츠월드] 오일쇼크가 낳은 하이브리드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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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양산차의 친환경 기술도 경주차에서 나온다. 고유가시대를 맞아 각광받는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카도 모터스포츠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차다. 1970년대 오일쇼크가 터지자 경주차에도 배기가스를 줄이는 촉매사용을 의무화하고 소음규제를 시작했다. 또 연비를 중시하는 레이스를 개발,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흐름에 발을 맞췄다. 이렇게 개발한 게 하이브리드카다. 경주용차는 배기가스 저감, 연비 향상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토대가 된다. 레이스 도중 차량에서 뿜어 나오는 오염 물질을 감소시키는 기술 발전을 도모한다. 저소음 기술이나 디젤차의 미립자필터 개발 등이 그런 사례다.

푸조는 24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르망 레이스에 참가하면서 배기가스의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분진필터(particulate filter)를 단 디젤 엔진 경주차를 투입했다. 이후 양산 디젤차에 장착된 분진필터는 매연을 한번 더 여과해 미세먼지의 99% 이상을 없앴다. 빨리 달리기 위해 가벼운 소재를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는 양산차의 무게를 줄이고 연비를 좋게 했다. 지난해 사용된 배기량 3000cc의 F1카 엔진은 티타늄 등 경량소재를 사용, 무게가 90㎏에 불과했다. 이런 티타늄 엔진을 도입한 양산차는 무게를 100㎏이나 줄였다.

요즘 경쟁적으로 사용하는 알루미늄 엔진과 강철 대용의 탄소섬유 섀시가 대표적인 차량경량화 소재다. 철보다 강하나 깃털보다 가볍다는 탄소섬유로 만든 차는 연비가 높고 무게중심을 낮춰 일반 차량보다 주행성능이 탁월하다. 외부 충격에 따른 파손 위험도 줄여 운전자를 보호한다. 모터스포츠의 핵심 기술인 공기역학은 일반 차량에 그대로 도입돼 공기흐름을 유연하게 하고 연료 소모도 줄였다.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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