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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광주사진」싸고 청문회 소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7일 밤 국회 광주청문회에서 이해찬 의원(평민)이 정호용 증인에 대한 신문도중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의 것이라고 제시한 사진이 광주사태와는 관련이 없는 무장공비 섬멸장면임이 밝혀져 여야가 30여분간 의사 진행발언을 통해 공방전을 벌이는 등 파문을 빚었다.
이 의원은 이날 문제의 사진을 정 증인에게 제시하며 『공수부대원들이 이같이 애국시민을 죽이고 웃는 모습으로 기념사진까지 찍을 수 있느댜』고 공격했는데 이 같은 내용이 TV를 통해 생중계되자 사진에 들어있는 윤명한 상사(48)등 공수부대원들이 사진을 들고 국회로 달러와 항의했다.
정창화 의원(민정)은 윤흥정씨에 대한 신문 도중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이 사진은 69년 공수부대가 대흑산도 무장공비를 섬멸한 뒤 찍은 것』이라며 『확인되지도 않은 사진을 가지고 광주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심화시키고 지역감정을 조장했을 뿐 아니라 군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며 특위와 이 의원의 사과·해명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 사진은 「월간중앙」 88년 3월호 「사진으로 본 광주사태」라는 특집에 실린 것으로 미처 확인하지 않은 채 증거로 제시한 것은 사실이나 이 책임은 오보를 한 「월간중앙」에 있으며 의도적으로 광주 진상조사를 왜곡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지금까지 제출된 다른 증거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자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4당 간사들은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긴급 회동, 문동환 위원장의 이름으로 본인 및 특전사 명예실추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는 합의문을 작성, 문 위원장이 이를 발표함으로써 일단 매듭지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30분쯤 TV를 보다 TV에 비친 사진이 69년 자신이 대흑산도 대간첩작전에 참가했다가 찍은 사진으로 특전사 기념관에 걸린 것과 동일한 것임을 기억해낸 특전사 본부대 소속 윤명한 상사는 기념관 책임자며 특전사령부 민심처장인 안대환 중령에게 연락해 그 사실을 확인했다.
윤 상사는 안 중령과 함께 기념관에 걸려있던 사진을 들고 국회에 찾아와 광주특위 4당 간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맨 왼쪽에 서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확인시킨 후 『당시 목숨을 걸고 작전에 참여했던 사진이 어떻게 광주사태 사진으로 둔갑했는지 해명·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안 중령과 윤 상사는 또 이로 인해 실추된 개인의 명예와 군의 명예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잡지사 측에도 해명과 함께 명예 회복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69년 6월 17일 윤석봉씨(현재 로이터통신 기자)가 대흑산도 공비 소탕현장을 특종 보도한 사진임이 밝혀졌다.
한편 7일 밤 TV를 본 많은 사람들이 8일 오전 중앙일보사에 전화를 걸어 『그럴 수가 있느냐』며 『광주시민을 모독하는 행위』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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