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재개발이 뜨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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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경기도 성남시 옛시가지 재개발이 판교 뒷바람을 받고 있다. 성남 태양공인 관계자는 "판교 당첨자 발표 이후 낙첨자들의 문의전화가 많아지면서 매물이 모자라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주택 소유 여부가 중요하지 않은 일반1순위 낙첨자들이다.

이곳이 판교와 송파신도시 중간이어서 신도시 후광효과가 기대되고 20여 개 구역의 재개발이 끝나면 판교.분당에 버금가는 주거지가 될 것으로 보여서다. 게다가 도심 광역개발을 위한 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의 지원을 받으면 사업성도 좋아진다. 특별법시범사업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 때문에 판교 당첨자 발표 이후 재개발 지분 시세가 강세다. 구역지정에 이어 주택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단대구역과 중동3구역의 경우 20~30평짜리 지분가격이 평당 1500만~1700만원으로 50만원가량 올랐다. 전철 역세권 주변도 인기를 끌어 수진2구역과 지하철 8호선이 이어지는 수진1구역 등은 평당 1300만~1400만원으로 평당 100만원가량 뛰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지역인 은행동에선 철거 예상 주택이 인기다. 도로.공원.주차장 등으로 편입돼 철거될 주택들로 대지지분이 4평 정도 되는 12평 정도의 건물이 1억2000만원가량 나간다.

신흥동 신세계공인 관계자는 "판교 청약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가격부담 때문에 분당 주택 대신 시세가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재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자들은 가격을 실제 거래금액보다 높여 계약서를 쓰기도 한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맞는 주택의 경우 업계약서를 써도 파는 사람은 손해볼 게 없기 때문에 매수가격을 높여 나중에 팔 때 양도세를 줄이려는 것이다.

재개발뿐 아니라 재개발기본계획이 없는 지역의 작은 빌라도 관심을 끈다. 성남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지금은 아무 개발계획이 없어도 언젠가 개발될 것으로 보고 구입한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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