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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주서 숨진 여성 슬리퍼 바다 띄워 실험…“2.7km 이격 규명”

중앙일보

입력

제주 세화항에서 발견된 최모씨의 슬리퍼.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제주 세화항에서 발견된 최모씨의 슬리퍼.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경찰이 제주 실종 여성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숨진 최모(38)씨가 실종 당일 신었던 분홍색 슬리퍼의 이동경로 실험을 한다.

2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최 씨의 슬리퍼가 구좌읍 세화항 포구와 수km 떨어진 하도리 해상에서 각각 한짝 씩 발견된 이유를 실험을 통해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첫 번째 슬리퍼는 지난달 26일 최 씨의 휴대전화 등을 찾은 세화항 포구 난간에서 50m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사흘 뒤인 30일, 세화포구 동쪽 2.7km 떨어진 구좌읍 하도리 해상에서 나머지 슬리퍼 한짝이 추가로 발견됐다.

최 씨의 슬리퍼가 2.7km의 간격을 두고 한짝 씩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같은 형태의 슬리퍼 또는 비슷한 물체를 바다에 던져 이동경로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두 슬리퍼가 상당한 거리를 두고 각각 발견돼 최 씨의 사망장소나 사망원인이 포구 내 실족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실험을 통해 최 씨의 사망 장소와 시신이 포구 안이 아닌 멀리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된 의문을 어느 정도 해소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실험은 포구 안에서 밖으로 시신이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은 규명할수 있어도 해류를 거슬러 103km나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된 미스터리를 풀기는 부족하다.

무게가 가벼워 바람과 조수의 영향으로 물 위에 떠다니는 슬리퍼와 달리 시신은 사흘 정도는 물에 잠겨있는 상태에서 물 속 해류와 조류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포구 안 바닷물 플라크톤과 시신에서 발견된 플랑크톤이 일치하는지도 조사해 정확한 실종 장소도 파악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최 씨를 부검한 결과 타살 혐의점을 찾을 수 없고 익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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