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좋은 가전품 권장소비자 가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세탁기·냉장고·비디오 등 가전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이 유명무실한데다 할인율도 제멋대로여서 애꿎은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전국 주부교실 중앙회 대전지회가 최근 대전시내 금성사·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 제품을 판매하는 39곳을 대상으로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고 권장 소비자 가격의26,9%까지 할인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업소에 따라 할인율이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품목은 가스레인지. 금성제품(TG21Q-C)은 권장소비자가격 6만 7천 원에서 10∼25·4%까지 깎아주고 있으며, 삼성제품(SGR247S)은 권장소비자가격 7만원의 2·9∼21.4%를, 대우제품(SRW203)은 권장소비자 가격 7만 2천원의 23·6%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괄호 안은 모델명·이하 같음). 다음으로 가격이 들쭉날쭉한 것은 TV수상기·금성제품(CNR 4385)은 권장소비자가격 27만 6천원의 10∼25·7%를, 삼성제품(CT1424S)은 권장소비자가격 21만 9천 원의 11∼26,9%를, 대우제품(1420PW)은 권장소비자가격 19만원의 10.5∼17.4%를 각각 할인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레인지도 부르는게 값. 금성제품(ER5038B)은 권장소비자가격의 9·6∼21.3%를, 삼성제품(RE330W)은 15·8∼24·2%를, 대우제품(KOR6425)은11·8∼23·5%를 각각 깎아주고 있다·이에 비해 냉장고·세탁기·VTR는 가격차가 비교적 적은 품목들.
할인율이 7·4∼14.6%로 약 2배차가 나는 대우 VTR(GVR3000)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16% 안팎으로 권장소비자 가격을 깎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권장소비자가격은 공장도 가격에 적정이윤을 합하여 책정된 가격.
그런데 이처럼 제멋대로 할인을 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판매가격이 공장도 가격보다 싸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주부교실 중앙회 측은『권장소비자가격의 20%이상씩이나 할인이 가능하다면 불필요하게 권장소비자가격을 높게 책정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고 권장소비자가격의 적정여부를 조사하여 가격질서를 바로 잡아줄 것을 업계에 요망했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