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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재방북' 16일 실무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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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재방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이 16일부터 북한 금강산에서 열린다.

북한은 5일 대남 전화통지문을 통해 이같이 알리고 "이종혁(사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네 명의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대남 전통문은 남북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명의로, 남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게 보내졌다. 정부는 북한 측의 제안을 수용키로 하고 김 전 대통령 측과 대표단 인선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양창석 통일부 홍보관리관은 언론브리핑에서 "실무접촉에서는 방북 경로와 일정, 방북단 규모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실무접촉이 며칠 동안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경의선 열차를 이용한 방북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무접촉에서 논의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신부전증 치료를 위한 신장투석을 받던 중 통일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차분하게 준비하라"고 비서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비서관은 "실무접촉에서 다룰 문제를 정부와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금강산 접촉은 지난달 24일 평양에서 끝난 18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양측이 '6월 중 DJ 방북'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실무접촉 북한 측 단장에 이종혁 아태부위원장이 나선 것은 DJ 방북을 비중 있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담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남 전통문을 남북 장관급회담 수석대표 사이에 주고받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측도 이종혁 부위원장에 걸맞은 고위급 인사를 대표로 내보내 달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영종.채병건 기자

◆ 이종혁은 누구=월북작가 이기영(전 북한 문예총위원장)의 아들로 남한 정세에 밝은 대남전문가로 꼽힌다. 2004년 6.15 공동선언 발표 4주년을 맞아 서울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났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북한사람으로는 처음으로 그를 만났다. 김일성종합대 역사학부와 국제관계대 불어과를 나왔다. 유네스코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북한 대표를 지내 국제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아태평화위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 지역 남북협력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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